美 은행…선택과 집중으로 자본 및 경쟁력 확보
유럽 은행…추락하는 실적에 규제 강화까지 겹쳐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금융위기 이후 미국 은행권은 경쟁력을 회복한 반면 유럽 은행권은 여전히 실적 악화의 늪에 빠져있다.

최근 5년간 미국 주요 은행들의 주가는 평균 45% 상승했지만 유럽 주요 은행들의 주가는 평균 1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미국 은행들은 금융위기 직후 수익성이 낮은 사업과 자산을 매각하는 등 수년간 사업구조를 재편하며 경쟁력을 회복에 힘써왔다.

이와 함께 금융위기와 같은 위기 상황 재발을 대비해 자기자본도 충분히 쌓았다.

이러한 노력으로 대부분의 은행들은 오는 2019년 강화되는 자본규제 요건을 이미 충족한 모습이다.

반면 유럽의 주요 은행들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바클레이즈, UBS 등은 현재도 자산 및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며, 도이체방크와 크레딧스위스는 2017년 시행되는 자본규제 강화에 맞춰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한 자산 감축을 진행 중이다.

유럽 은행들은 자기계정거래 제한, 은행업과 투자은행업 분리 등 자본규제가 강화될 경우 고위험 IB업무에 대한 부담이 특히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현재 대부분의 유럽 은행들이 IB자산 축소 계획을 발표·이행 중이며, RBS는 이미 IB사업부 중 일부를 폐쇄했다.

이처럼 유럽 은행들이 계속된 실적 부진과 규제 강화로 인해 몸집을 줄이면서 향후 미국 은행들의 시장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 은행들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유럽이 포기한 IB 부문 점유율을 흡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최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미국 은행 CEO들은 IB사업 확대 기회를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이경진 수석연구원은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은행들의 주도권이 강화될 전망”이라며 “미국 은행들이 유럽 은행들의 사업모델 재편을 기회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금융사들도 해외진출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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