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불안, 주가급락, 환율변동성 확대 등 영향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 확대로 캐리트레이드 청산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시점까지는 이 같은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최근 도이치뱅크의 캐리트레이드 지수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캐리트레이드 여건이 악화되면서 독일을 비롯한 대다수 캐리트레이드 청산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중국 인민은행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주요통화 대비 엔/유로/달러 캐리트레이드의 실적은 각각 -5%, -2%, -1% 내외로 올 하반기 들어 대다수 캐리트레이드 포지션에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캐리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통화로 자금을 조달해 금리가 높은 나라의 금융상품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거래를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금리차 거래의 직접적인 대상이 되는 채권이나 대출자산 등에 대한 투자에 국한된다. 또한 넓은 의미로는 주식이나 원자재, 부동산 등 수익을 낼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자산에 대한 투자까지 포함한다.

지난 수년간 캐리트레이드에서 조달통화는 대표적인 저금리 국가인 일본의 엔화나 스위스 프랑이었다. 달러도 미국의 정책금리가 1% 내외 수준이었던 2004년 이전까지는 캐리트레이드 조달통화로 활용됐다.

이 같이 낮은 금리로 조달된 자금을 호주, 뉴질랜드 같은 금리 수준이 높은 나라나 브라질,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신흥국의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미국의 금리인상 불확실성 이외에도 최근 캐리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은 △신흥국 금융불안 △주가 급락에 따른 위험회피 성향 강화 △환율 변동성 확대 등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의 경기둔화와 미국 금리인상 움직임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신흥국 경제와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가시화될 것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세계주가가 하반기 들어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크게 하락하고 있어서다.

또한 엔화·유로화 등 조달통화는 강세움직임을, 브라질 헤알화 등 운용통화가 약세를 나타내는 등 환율도 캐리트레이드 포지션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김용준 연구원은 “미 FOMC의 9월 금리동결은 단기적으로 캐리트레이드 청산 요인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청산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며 “때문에 미국의 금리인상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시점까지 캐리트레드 청산움직임은 지속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동결에도 불구하고 달러강세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면서 여타 저금리 통화를 활용한 캐리트레이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국제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을 경우 달러-캐리트레이드를 여타 캐리트레이드가 대체하는 등 신규수요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흥국 투자에 따른 캐리트레이드 손실 발생 등으로 향후 신흥국 투자에 신중을 기할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적인 캐리트레이드 청산 과정에서 시장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신중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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