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보험연구소 김태우 연구위원(CFP)

▲ 한화생명 보험연구소 김태우 연구위원.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체 고용인구 가운데 자영업자 비중이 28.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터키, 그리스, 멕시코에 이어 4위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업체 수 비율이 매우 높아 소규모 사업체가 범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우리나라 GDP는 1조4000억달러, 사업체는 481만7000개로, 조사 대상 32개 국가 가운데 GDP 대비 사업체 수 비율이 가장 높았다. 한국과 GDP 수준이 비슷한 캐나다와 터키, 스페인 등의 경우 사업체 수가 우리나라의 절반에서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우리나라 자영업장은 종업원 10명 미만의 사업체가 많아 소규모 사업체의 근로자 수는 605만3000명에 달한다. 2013년 기준 자영업자가 562만명인 것을 고려하면 소규모 사업체의 대부분이 자영업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자영업자의 나이는 평균 연령 53세에 전체 취업자 및 가구 수 대비 약 20% 내외로 1인 자영업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노동생산성은 OECD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는 암울한 현실이다.

자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연령별 비중을 보면 2013년 기준으로 50세 이상 고연령층 비중이 2004년 40%를 넘어선 이래 계속 증가 추세다. 반면 30~40대 연령층에서의 자영업자 감소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50세 이상 고연령층의 자영업 비중이 30~40대 연령층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지만, 2004년을 기점으로 양상이 바뀌기 시작해 2009년에는 두 연령층간 비중이 역전됐다. 2013년 기준 자영업은 50세 이상 고연령층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자영업 규모는 2013년 565만명으로 전체 취업자 대비 22.5%를 차지해 전체적으로는 감소 추세에 있다. 국내 자영업의 경제적 비중이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여 OECD 평균(2013년 14.9%)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연구원의 ‘중·고령자 경제생활 및 노후준비 실태’ 연구보고서를 보면 50세 이상 비임금 근로자의 월 평균 급여 비율은 월 100만원 미만이 44.7%로 가장 높았다. 월 100만~200만원 21.3%, 월 300만원 이상 17.9%, 월 200만~300만원 16.1% 등으로 중·고령 자영업자의 경우 임금근로자 대비 노후 준비가 소홀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국민연금은 물론 대표적인 사적연금인 퇴직연금도 의무가입 대상이 아니므로 자영업자의 공·사적연금으로 인한 노후 준비 수준과 연금 수령액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을 계산해보면 구체적으로 비임금 근로자의 최소·적정 노후 생활비와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의 차이는 월 최소 56만(개인)~160만원(부부) 발생하게 된다.

상황이 그러니 제대로 준비도 못 하는 노후 대비는 자영업자들을 괴롭히는 또 하나의 문제이기도 하다. 공적연금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 퇴직연금까지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점이 가장 불안한 요소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노후 준비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자영업자들일수록 노후 준비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역시 똑같다고 할 수 있다.

자영업자는 임금 근로자 대비 공적연금 준비가 항상 부족하고 사용자가 적립해 주는 퇴직연금 가입 대상이 아닌 만큼 국민연금만으로 부족한 은퇴 후 필요 생활비를 개인연금 등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자영업자일수록 금융상품을 통한 공제와 노후 대비에 힘쓰는 것이 낫다. 우선 나라에서 제공하는 세금공제제도 안내사항을 충분히 숙지해 절세에 힘쓰고 폐업할 때에는 목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소득공제 납입원금 서류를 챙기는 한편, 각종 비과세금융상품과 보험상품을 꾸준히 들여다봐야 한다.

이것이 자영업자로서 오늘은 힘들더라도 내일은 웃을 수 있는 노후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매출도 중요하지만, 그 매출에 따른 노후 대비를 앞서 고민하고 계산해 밝은 미래를 가꿔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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