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회사가 일방적으로 청산계획 통보, 명백한 먹튀”
사측 “매각 불발에 따른 청산절차 준비, 다시 대화할 것”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씨티그룹이 올해 말까지 씨티캐피탈을 한국에서 철수시킨다는 방침이지만 노사갈등으로 인해 철수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캐피탈에 대한 철수작업은 기존에 계획했던 매각보다 청산이 유력시되고 있다.

지난 20일 씨티캐피탈이 노사 간의 교섭에서 청산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노조와의 갈등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먼저 노조는 계획 중인 청산을 즉각 폐기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 측은 “지난 20일 사측이 알려온 청산 결정은 구체적인 추진계획이나 진행 방향, 임직원에 대한 후속조치 없는 일방적인 통보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씨티그룹과 씨티은행은 매각을 원활히 하기 위해 인력 구구조정을 하고, 매각 전 최대한의 이익을 뽑아내기 위해 고배당도 서슴치 않더니 매각이 어려워지자 청산을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씨티캐피탈 측은 아프로서비스그룹과의 매각 절차에서 노조가 '조건부 승인안'에의 합의하지 않아 청산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입장이다.

씨티캐피탈은 “지난 10월 초 주식매각 관련 제반사항에 대한 노동조합과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결과 회사의 청산준비절차는 이미 진행 중에 있지만 특별히 새롭게 청산을 준비하는 법적 의미를 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씨티캐피탈은 아직 청산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빚을 점차 줄여나가는 일반적인 청산수순과 달리 차입금 상환을 연장하기도 했다.

다만 노사 모두 추후 협상의 기회를 열어두고 있어 씨티캐피탈이 재매각될지, 청산될지는 미지수다.

노조 관계자는 “앞서 제시한 조건부 승인안에는 많은 아프로서비스그룹의 7개 계열사 중에서 어디로 고용승계가 되는지 매각주체가 뚜렷하지 않았다”며 “매각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고용안정만 보장해주면 아프로서비스그룹이던 다른 곳이던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씨티그룹은 아프로서비스그룹과의 매각절차에서 ‘노조가 반대하면 매각하지 않고 청산한다’는 조건의 최종 승인안을 씨티캐피탈 노조 측에 전달했다. 하지만 승인안에 대한 노조의 찬반투표 결과 반대 128표, 찬성 61표로 안건이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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