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로더. 내년 글로벌 시장 전망 “2.5% 성장에 그쳐”

▲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이 26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2016년 글로벌 경제 및 시장전망’ 기자간담회에서 키이스 웨이드(Keith Wade) 슈로더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내년 글로벌 경제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美 금리인상 영향… 한국 제한적, 신흥국도 선반영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투자자들은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위험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시 신흥국 전반, 일부 선진국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지만 붕괴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26일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이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2016년 글로벌 경제 및 시장전망’ 간담회에서 슈로더 그룹 키이스 웨이드(Keith Wade)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이 같이 말했다.

웨이드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중국의 경기 둔화 위험”이라며 실제 중국 경제성장률이 3%대로 낮아지면 선진국은 연 0.5%, 신흥국의 경우 연 2% 수준의 GDP 성장률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중국이 선진국보다 신흥국과의 공급 연결고리가 더 크기 때문인데, 특히 원자재 생산국인 브라질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일본, 독일 등 신흥시장 수출규모가 커 신흥국들의 성장 수혜를 많이 봤던 일부 선진국들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경기부양 가능성이 높아 경착륙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둔화세 지속으로 인해 각국의 인플레이션에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흥국의 위기감이 높아지는 것은 이 외에도 선진국들이 경제성장 회복세를 보임에도 과거와 같은 동조화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세계 교역량의 10%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제둔화로 국제 교역량이 크게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의 소비패턴도 국내 서비스 위주로 바뀌면서 신흥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단, 미국의 금리인상 여파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 美 금리인상…한국시장 자금유출 크지 않아

웨이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0.25%, 내년 상반기 1%대로 금리를 인상한 후 대선시기 이후인 연말 1.25% 정도 인상할 것”이라며 “2017년에도 2%가 고점으로 더 큰 폭으로 인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신흥국 자본유출도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터키, 남아공,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라질 등의 경우 경기침체, 기업부도 등 일부 디폴트 우려가 있지만 국가별로 영향은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한국, 멕시코, 태국 등은 단기외채 의존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한국은 원자재 수입국이고, 제조 사이클상 입지를 고려했을 때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라며 “단기외채 의존도가 높지 않고 상대적으로 견고해 신흥시장에서 자금유출이 나타나도 한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신흥국에 미치는 압박 역시 예상보다는 덜할 수 있는데 이미 시장에는 금리 인상이 예고됐고 지난 9월 기대감이 높아졌을 때도 신흥시장이 나름 잘 버텨줬다”며 “시장은 미래 기대치로 현재의 흐름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미 충격이 선반영 돼 실제 우려만큼의 자금유출은 없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에너지 절감비용 먹어치웠다“

그러나 유가하락에 따른 소득증가가 투자시장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실제 JP모건이 지난 10월 미국 신용카드 사용자 250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유가 하락으로 생긴 여유 자금의 73%가 외식, 엔터테인먼트, 식료품 구입 등으로 지출됐다. 신흥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구제 구입에 들어간 비용은 6%에 불과했다.

그는 “유가 하락에 따른 에너지 절감비용을 먹어치우고 있다”며 “선진 시장의 소비지출이 늘었음에도 신흥시장에 효과가 전달되지 못하는 것은 국내 내수 서비스 위주로 지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침체에도 세계경제에서 중국 소비자의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로 여전히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엔진은 중국이 아닌 미국”이라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당초 2.9% 정도로 예상했던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2.5%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3%대의 높은 성장률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고 2.5% 수준에서 정체될 것”이리며 “제곱근(√) 형태의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산배분 차원에서 주식시장은 여전히 긍정적으로 내다봤으나, 미국 달러 강세가 이머징 마켓을 압박할 여지가 있어 이머징 마켓에 들어가는 것은 시기상조로 판단했다. 채권 시장은 중립, 대안투자로는 유럽의 부동산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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