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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퇴직연금도 하이브리드 시대 ‘CB형’이 떠오른다
[분석] 퇴직연금도 하이브리드 시대 ‘CB형’이 떠오른다
  • 문혜정 기자
  • 승인 2015.11.29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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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문혜정 기자> DB형 퇴직연금과 DC형 퇴직연금의 장점을 결합한 CB(Cash Balance)형 퇴직연금이 떠오르고 있다.

하이브리드형 퇴직연금제도인 CB형 퇴직연금은 미국에서 2013년 기준 전체 DB형 퇴직연금의 28%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2002년 이후 대기업을 중심으로 CB형 제도로의 전환이 활발해지고 있다.

저금리 속 DB·DC형 단점 커져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CB형 퇴직연금이 주목받는 이유는 저금리 기조 속에서 DC형과 DB형의 단점이 점점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입법 조사처가 발표한 ‘퇴직연금 소득대체율 추정’ 보고서에 의하면 DC형 퇴직연금은 DB형 퇴직연금에 비해 높은 소득대체율을 보이지만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비율을 높일 경우 운영 리스크 증가로 원금보다 낮은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위험이 크다.

그렇다고 DB형 퇴직연금이 대안은 아니다. DB형 또한 적립금 운용을 포함해 근로자의 퇴직연금 수급 보장에 관한 모든 책임이 전적으로 기업에 있기 때문에 사업주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지금과 같은 저금리 환경 속에서 임금상승률이 적립금 운용수익률을 크게 상회하면 회사의 부담금 증가 수준이 너무 높아져 기업이 파산할 경우 근로자의 퇴직연금 수급권마저 보장할 수 없게 된다.

이 같은 DC형과 DB형 퇴직연금제도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선진국에서는 통합형인 ‘CB형 퇴직연금’을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CB형 퇴직연금은 기본적으로 회사가 연금자산을 일괄적으로 운용해 근로자가 퇴직할 때 일정한 연금을 지급해준다는 면에서 DB형 퇴직연금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또 매년 근로자에게 가상 계좌를 설정하고 정해진 급여부담액과 이자수익 등 사업주 기여분을 적립해 준다는 면에서 DC형 퇴직연금과도 유사한 점이 있다.

1985년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에 의해 처음 도입된 미국의 CB형 퇴직연금제도는 DB형 퇴직연금의 28%(2013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CB형 퇴직연금의 총 자산규모는 9520억달러에 이르며 올해는 1조달러 이상의 자산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에서도 2002년 4월 확정급부기업연금법에 따라 CB형 퇴직연금이 도입된 이후 기업의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대기업을 중심으로 CB형 제도로의 전환이 활발해지고 있다.

일본은 1990년대 버블경제 붕괴 이후 퇴직연금 운용손실 확대에 따른 기업의 퇴직연금 부채 부담이 증가하고 2000년 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 기업의 퇴직급여 채무가 급증하면서 DB형 제도 유지가 어려워졌다.

마쓰시다 전기가 CB형 퇴직연금을 처음으로 도입한 이후 퇴직급여 부채의 회계적 부담에 민감한 히타치, NEC, 도시바, 미쯔비시 전기, 일본전력 등 대기업에서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안정성·편의성’ 두토끼 잡는 통합제도
CB형 퇴직연금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성과 편의성이다. 근로자 개인별로 적립된 금액에 회사가 미리 정해진 이자율 지표나 고정이자율을 적립금에 적용해 이자수익을 더해주는 방식으로 퇴직자산의 운용위험을 모두 기업이 부담한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DC형 퇴직연금처럼 직접 투자운용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아도 되며 총 연금의 지급액을 기업이 보증하기 때문에 은퇴 후 연금자산이 줄어들 위험에서 벗어나게 된다.

기업 입장에서도 적립금 운용수익률이 낮은 수준의 고정이자율이나 국채이자율 등 시장금리에 연동되기 때문에 DB형에 비해 기업의 금리 리스크 경감이 가능하고 미래의 퇴직연금 부채에 대한 부담 예측이 용이하다.

더구나 근로자가 이직을 할 경우 가상계좌에 의해 확정된 CB형 퇴직연금 계좌잔고가 별도의 연금으로 전환되거나 개인은퇴계좌로 쉽게 이관이 가능해 연금 자산운용에 대한 부담도 적다.

보험연구원 전성주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도 DC형과 DB형의 장점을 골고루 갖추고 있는 CB형 퇴직연금제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며 “평균 근속년수가 짧고 이직이 많은 근로자들에게 특히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퇴직시점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연금수준이 결정되는 DB형보다 CB형이 근로자 입장에서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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