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닮고 싶어” 내 인생의 책 《도덕경》 선정

▲ 여신금융협회 김근수 회장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경제학의 기회비용 개념을 한 마디로 설명해주는 말이다. 이 말은 밀턴 프리드먼이 했다는 말도 있고, 폴 새뮤얼슨이 했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둘 중 누가 했는지 정확한 출처는 없다. 분명한 것은 영어속담 사전에 등장한다는 것과 대공황 이후인 1930년대 들어 이 말이 주로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누가 이야기했든, 이 말은 경제학의 기본 개념을 적확하게 표현하는 말이다. 그리고 한 꺼풀 벗겨내면, 이 말은 동서고금의 시대와 공간을 관통하는 ‘황금률’을 뜻하기도 한다.

《성경》의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그리고 《논어》의 “내가 당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하지 말라(己所不慾 勿施於人·기소불욕 물시어인)”라는 구절은 모두 ‘나’와 ‘타자’의 관계, 그 중에서도 기본적 질서를 유지하는 사회적 관계를 설명하는 말이다.

따라서 ‘공짜 점심’은 경제학적으로 인간의 행동에는 모두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을 담고 있는 것이며 사회적 의미에서는 인간의 관계는 서로 주고받는 말과 행동에 의해 결정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김근수 여신금융협회 회장의 좌우명
여신금융협회 김근수 회장은 뿌린 대로 거둔다는 의미에서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를 삶의 지표로 삼고 있다고 한다.

“사람한테 사랑받고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하면 스스로부터 맘을 잘 써서 타인에게 그렇게 해야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특히 사회적으로 “성공을 하고 싶으면 그에 필요한 노력이 필요하고 특히 ‘덕은 닦은 대로 가고 죄는 지은대로 간다’는 말처럼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며 매사에 열심히 덕을 닦고 노력하기 위해 좌우명으로 삼은 지 제법 됐다고 한다.

이런 마음은 ‘무인도에 가져갈 한 권의 책’에도 반영되어 있다. 김 회장이 뽑은 한 권의 책은 노자의 《도덕경》이다.

또한 그는 “노자는 인생의 굴곡점마다 나아갈 길을 제시해 주었다”며, 이 책에서 “무위자연하며 평상심을 잃지 않고 사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고 말한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계곡에 정자를 짓고 바위에 부딪치며 흐르는 물을 보면서 인생 또한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며, 바위에 부셔지는 물을 통해 ‘인생유전’과 ‘화무십일홍’을 느꼈던 것처럼, 김 회장의 마음에는 허정(虛靜)의 노자철학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노자에 푹 빠진 김 회장은 “노자 철학의 가장 백미”라며 ‘상선약수(上善若水)를 자주 떠올린다고 한다. “흐르는 물은 가장 낮으며 모든 것을 포용한다는 의미”가 “오늘날 소통과 화합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를 알려주는 강력한 메시지라는 것이 그의 해석이다. 그런 마음이 반영되어서인지, 그는 노자의 가르침을 배우기 바라는 마음에서 직원들에게 《도덕경》을 추천하기도 했다.

한편 김 회장은 연간 독서권수 40권 중 30권 정도를 인문학 서적에 할애할 정도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다.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인문학 열풍과 관련, 그는 “삶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주니까”라고 답한다. 특히 그는 “과학기술 발전으로 경제는 윤택해졌지만 오히려 인간과 사회는 더욱 복잡해져 개인의 의사결정이 힘들어졌다”며 “그래서 사람과 사회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인문학에 보다 많은 관심이 가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경영이라는 것이 사람과 자원을 이용하는 것이므로 “사람과 자원 및 환경에 대한 이해는 인문학에서 오래전부터 다뤄온 분야이므로 인문학을 통해 생각의 폭을 넓히고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회사 경영에 인문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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