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부문 부실로 대손비용 증가 … 수익성 악화 우려

油價 30달러 유지시 1년반만에 충당금 6억달러 늘어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저유가로 인해 에너지부문 기업들의 부실대출이 증가함에 따라 미국의 4대 상업은행의 수익전망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이들 은행은 지난해 4분기 들어 대체로 실적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에너지부문 부실 증가 및 성장성 정체 등으로 향후 수익성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미국 4대 상업은행인 씨티그룹,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WFC)의 실적은 대체로 전년 동기 수준을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순이익 증가율을 살펴보면, 씨티 843%, JP모건이 10.2%, BoA 6.5%, WFC가 0% 순으로, 4대 은행의 순이익 합계는 2014년 798억달러에서 1007억달러로 증가했다.

NIM(순이자마진) 증감폭은 JP모건이 2.23%로 7bp, BoA가 2.16%로 6bp 상승했으며, 씨티와 WFC는 각각 2bp, 4bp씩 감소한 2.92%를 기록했다. 큰 변화는 아니지만 Fed의 금리인상에 따라 NIM 증감폭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향후 수익성 악화 전망으로 주가는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은행주 지수인 KBW Bank Index는 연초 대비 -16.0%(26일 기준) 하락했다. 하락폭은 씨티가 -21.7%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BoA(-20.9%), JP모건(-13.6%), WFC(-11.2%)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저유가에 따른 에너지기업 부실 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자산건전성 악화를 대비해 주요 은행들이 대손비용(대손충당금 적립)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씨티가 지난해 4분기 25억달러를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해 가장 많은 충당금을 쌓고 있으며, BoA는 전년 대비 2.7배 높은 충당금 규모인 8억달러를 쌓아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WFC는 부실 에너지기업 57개 가운데 14곳에, JP모건은 이 중 10곳에 여신을 제공하고 있어, 지난해 4분기 각각 8억달러(전년 대비 71% 증가), 12억달러(49% 증가)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씨티그룹의 부실채권(NPL)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는데, 이 역시 대부분 북미지역 에너지기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때문에 저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대규모 에너지기업 여신을 보유한 미 은행권의 자산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앞으로 1년 반 동안 유가가 30달러대에 유지될 경우 JP모건이 7억5000만달러, 씨티그룹은 6억달러의 추가 충당금을 적립해야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은행권의 순이익 증가 주요인이 성장이 아닌 기존 관리비용 감축에 따른 효율성 개선이라는 점도 우려를 더하는 점이다.

국제금융센터 주혜원 연구원은 “에너지부문 부실로 인한 대손비용 증가가 부각되면서 향후 미 은행권의 자산건전성 저하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금리인상에 따른 NIM 개선 기대에도 불구하고 수익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을 중심으로 원자재 기업들의 채무 불이행이 늘어날 경우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의 금융시장에도 연쇄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