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치기간별 정기예금 잔액 추이<자료 : 한국은행>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1년 미만 정기예금에 돈을 맡기는 고객이 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예치기간별 예금금리 차이가 나지 않는데다가, 앞으로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단기투자처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한국은행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은행권의 1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189조73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월 대비 24.4%(37조2800억원)가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6개월 미만 정기예금은 71조5000억원에서 76조2300억원, 6개월 이상 1년 미만 정기예금은 80조9500억원에서 113조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단기예금 증가와는 반대로 1년 이상 2년 미만 중장기예금은 작년 1월 383조6300억원에서 11월 말 기준 344조8300억원으로 10.11%(38조8000억원)가 줄어들었다.

2년 이상 3년 미만 정기예금의 경우 19조4600억원에서 18조2900억원으로, 3년 이상 정기예금은 18조6000억원에서 17조420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이 같은 단기예금으로의 자금 쏠림현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저금리 지속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로 예‧적금 금리가 감소하면서 기간별 금리차이가 없어 고객들의 장기예금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는 것.

실제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를 살펴보면 은행의 기간별 정기예금 금리차이는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시중은행의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상품 46개의 평균금리(세전)는 1.35%였으며, 6개월 이상 1년 미만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1.55%였다.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과 3년 이상 정기예금의 평균금리도 각각 1.55%를 나타내며 차이가 없었다.

은행 관계자는 “고객으로부터 예금을 받아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장기예금 금리를 높게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나 은행이 주로 투자하는 국고채 금리가 1.5%대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예금금리가 높아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고객의 눈을 단기예금으로 돌리는 이유 중 하나다.

올해 미국 기준금리가 최소 2~3차례 인상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미국금리와 동조해 운용할 수 있다는 예측 때문이다.

은행 한 PB 관계자는 “지난 1월 몇몇 은행들이 2%대의 예금상품을 출시한 가운데 다른 은행들도 금리 인상을 조율하고 있다”며 “이러한 방침에 따라 단기예금에 자금을 예치하고 대비하는 고객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예금으로 고객들이 눈을 돌리는 또다른 이유는 금융투자 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커지는 변동성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국내외 증시불안과 이로 인한 주식형펀드의 수익감소, 규제로 인한 부동산 시장 불안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쳐 고객들이 안정적인 예금에 잠시 자금을 맡기는 모양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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