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링자산운용 배인수 영업대표

   
베어링자산운용 배인수 영업대표

최근 중국 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그에 따른 세계 증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 심리가 날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국내 시장도 불확실성의 영향에 예외 없이 떨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다. 이럴 때일수록 안정적이면서도 알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자산에 집중해야 한다.

시장 변동성이 더욱 커진 21세기 들어 나타난 현상 중 하나는 전세계 배당규모 및 자사주 매입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2015년 자사주 매입과 배당 규모가 1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등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러한 증가세는 전세계에 걸쳐 나타나고 있으며, 아시아와 유럽이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절대 규모로는 미국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00년 3000억달러에 머물렀던 전세계 배당규모는 2015년 1조2000억달러(추정치)로 네 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미국 기업들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이 빠르게 회복되었으며, 전체 잉여현금흐름에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각각 절반씩 차지하는 등 자사주 매입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 간 균등한 비율은 기업들이 늘어난 잉여현금흐름 전액을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미국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인 이유는 경영진에 대한 주식보상의 급격한 증가와 관련이 있다. 기업이 임원들에게 주식을 부여할 때 신주를 발행하는 대신 자사주를 사들임으로써 주가 희석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루즈벨트 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포천 500대 기업의 평균 임원보수에서 주식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1980년대 0%에서 2001년에는 무려 60%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일반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주가 상승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사주를 매입하여 유통 주식수가 감소하면 그만큼 1주당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도이치뱅크의 조사에 따르면 2012년 이후로 자사주 매입은 S&P 500대 기업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에 평균 1.4% 포인트를 기여했다. 같은 기간 EPS증가율이 연평균 6.2%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자사주 매입이 전체 증가율의 무려 20%를 기여한 것이다. 또한 해당 기간 동안 기업들이 주식시장의 주요 매수 주체로 등장하면서 자사주 매입은 주가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다. 그 결과 기업 내 보유현금이 총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배당성향은 타 국가 대비 절대적으로 낮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에 따라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배당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 모습은 긍정적이다. 실제로 작년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은 배당확대 및 자사주 취득을 선언하는 등 기업소득 환류세제 시행의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거래소 상장 보통주 기준 예상 배당지급액은 약 17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배당수익률의 경우에도 약 1.5%를 기록하면서 4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되어 배당주를 둘러싼 투자환경은 우호적이다. 배당규모 확대 및 배당성향 상승이 밸류에이션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2016년에도 배당주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