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금융규제 테스트베드 도입해 서비스 사전 검증
임 위원장 “혁신보다 중요한 것은 은행에 대한 신뢰”

지난해 11월 29일 인터넷전문은행의 예비인가 발표 이후 카카오은행과 케이뱅크은행이 자본금 출자, 임직원 채용, 전산시스템 구축 등 본인가를 위한 설립작업에 한창이다.

인터넷은행에 온라인이라는 한계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23년만의 성공적인 인터넷은행 탄생을 위해 기존 은행 업무 대부분을 온라인 상에서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은 점포 수나 임직원 수와 상관없이 신용카드업을 영위할 수 있다.

기존 금융사들이 신용카드업을 하기 위해서는 30개 이상의 점포와 300명 이상의 임직원이 필요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여신전문금융업인허가지침 개정을 통해 점포가 없는 인터넷은행의 특성상 점포 요건 및 임직원 요건의 예외를 인정했다.

온라인만으로 저축보험 등 방카슈랑스 업무도 할 수 있다.

은행과 보험사가 협력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카슈랑스는 점포당 2인의 판매인을 지정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당국은 지난해 5월 모바일앱이나 인터넷을 통해 보험상품을 모집할 경우 판매인을 지정할 필요가 없다는 실무해석을 내린 바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자문서비스와 온라인 ISA 가입 또한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행 자문업 계약은 의무적으로 직원을 만나 대면 계약을 해야 하지만 오는 6월까지 온라인 만으로도 자문업 계약이 가능하도록 금융투자업 규정을 개정할 방침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온라인 자산관리 및 투자상품 추천 서비스를 인터넷은행에서도 제공할 수 있다.

또 최근 은행업감독규정 개정에 따라 은행에서 ISA 업무의 투자일임업이 허용되면서 당국은 인터넷은행에서도 온라인을 통해 일임형 ISA 가입을 받을 수 있도록 6월까지 금투업규정을 개정할 방침이다.

인터넷은행 컨소시엄을 구성한 주주나 계열사의 빅데이터 정보를 활용한 중금리 대출사업도 기대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그동안 비식별화된 정보를 활용해 신용평가를 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당국은 상반기 중 금융보안원에서 비식별화 지침을 마련하고 오는 7월 신용정보원이 보유한 정보를 표준화한 통계정보를 바탕으로 관련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카드, 보험, 투자자문, ISA, 중금리대출 등 인터넷은행이 준비하는 모든 금융서비스는 올해 도입될 금융규제 테스트 베드(Regulatory Sandbox)에서 사전 테스트가 2~4개월간 진행된다.

금융위와 금결원, 한국은행은 인터넷은행에서 안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본인가를 받기 전 한국은행과 금융결제원의 지급결제망을 인터넷은행의 전산시스템과 연계시켜 집중적으로 테스트할 방침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위한 은행법 개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4월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 준비 실무TF를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은행감독국, 일반은행국, IT‧금융정보보호단, IT검사실 등으로 구성된 인가심사 TF는 본인가 과정에서 전산시스템, 금융소비자 보호체계 등이 구체적이고 실효성이 있는지 밀착 점검하게 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은 무엇보다 신뢰가 생명”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이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산보안, 내부통제, 소비자보호 전반에 걸쳐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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