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지점을 찾지 않는 고객이 늘면서 은행들이 다양한 지점 변신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러한 은행들의 변신전략은 다른 업권의 서비스를 지점에 이식하거나 특정 계층을 노린 전용 점포화 전략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신전략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신규지점에서 당장의 수익을 재촉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개선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커피전문점과 은행 지점의 협업 전략을 선보였다. 지난 28일 커피브랜드인 폴바셋과의 협업 지점인 동부이촌동지점 카페인브랜치를 개점한 것.

이 지점은 은행 객장을 커피숍과 융합해 서비스와 공간 활용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며, 우리은행은 지점의 운용현황을 지켜본 후 연내 추가 개점을 계획 중이다.

은행 관계자는 “현대인들에게 필수 기호품이 된 커피와 은행 지점의 서비스가 만났을 때 시너지 여부가 관건이다”며 “그동안 미술관 등의 문화공간이나 최첨단 IT기술 등을 접목해 변신을 꾀한 지점들이 안착하지 못한 점과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고 밝혔다.

실제 기존 은행권에서 지점에 다른 이색 체험이 가능한 서비스를 이식하는 실험의 대부분은 아쉬운 결과를 냈다.

국민은행은 2013년 미술관과 지점을 결합한 문화 중심형 특화지점을 선보인 바 있다. 은행 업무를 볼 때 순번을 받고 기다릴 때 시간에 미술품을 관람하고 태블릿PC와 노트북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국민은행 을지로3가지점의 경우 화랑과 계약을 통해 반기마다 한 번씩 미술품을 교체하고, 객장 내 미디어월을 통해 유명 작가들의 명화미디어영상을 상영하기도 했다.

당시 미술관지점으로 불리며 다른 은행 지점으로 서비스효과가 확대되길 기대했지만 미완에 그치고 말았다.

최첨단 IT기술을 도입한 은행권의 스마트브랜치도 외면받기는 마찬가지였다.

스마트브랜치는 은행 지점을 방문한 고객이 첨단기기를 활용해 혼자서 모든 은행거래를 할 수 있는 무인기반형 점포를 말한다. 
 
2012년경 국내 주요 은행들은 지점을 찾지 않는 고객의 발길을 되돌리기 위해서 고민했고 해답으로 스마트브랜치를 내놨다.

미래지향적인 인테리어로 지점을 꾸몄으며 첨단기기 적응도가 높은 직장인 또는 대학생 밀집지역에 스마트브랜치를 개점했다.

그러나 개점 초기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스마트브랜치는 한마디로 이야기해 실패했다.

패착은 단순했다. 고객들이 은행 지점에서 굳이 새로운 첨단기기 사용법을 배우는 고생을 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또한 스마트브랜치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은행서비스는 이미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에서 시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차별화에 실패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 지점에 다양한 서비스를 이식해왔지만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해 도태된 사례가 대부분이었다”며 “또한 새로운 지점 방식을 선보이기 위해 더 많은 투자를 진행한 은행 경영진의 조급증 때문에 지점전략 자체가 뒤틀어진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점 전략에 변화를 줄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당장 고객이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이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수익과 연계할 수 있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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