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한화생명 차남규 사장<사진>이 사장 취임 후 두 번째 단독 대표이사체제 원년 경영 낙제점을 받았다.

올 들어 처음 받아든 성적표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자산 100조원 돌파의 의미도 퇴색되는 분위기다.

11일 한화생명이 공시한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잠정 영업실적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순이익은 1394억원으로 전년 동기 1684억원에 비해 290억원(17.23%) 감소했다.

매출액은 3조9494억원에서 5조473억원으로 1조979억원(27.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051억원에서 1825억원으로 226억원(10.99%) 줄었다.

이는 지난해 8월 말 공동 대표이사였던 김연배 전 부회장이 고령과 건강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혼자 회사를 이끌게 된 차남규 사장이 두 번째 단독 대표이사 출범 원년 받아든 첫 성적표다.

앞선 2013년 4월 말 신은철 전 부회장의 퇴임으로 단독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던 차 사장은 1년 5개월여 뒤 김 부회장이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함께 경영활동을 했다.

이 같은 실적은 올 초 삼성생명에 이어 국내 보험사 중 두 번째로 자산이 100조원을 넘어서면서 확산된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해 3월 말 94조3910억원에 머물렀던 한화생명의 총자산은 올 3월 말 101조7820억원으로 늘었다.

한화생명은 올 1월 자산이 100조원을 돌파하자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기존에 진행했던 행사나 봉사활동에 ‘100조원 달성 기념’이라는 이름을 붙여 포장을 하기도 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순이익 감소 배경에 대해 “저금리로 인해 투자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화생명 투자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8330억원에서 올해 동기 7810억원으로 520억원(6.3%) 줄었다.

해당 기간 투자영업수익이 1조380억원에서 1조1450억원으로 1070억원(10.3%) 늘었지만, 투자영업비용이 2050억원에서 3640억원으로 1590억원(77.8%)이나 급증한 결과다. 투자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의 증가폭보다 투입된 비용의 증가폭이 크다 보니 지난해와 비교할 때 이익이 줄었다는 얘기다.

한화생명은 이 같은 점을 의식한 듯 순이익 감소폭을 축소하기 위해 연결이 아닌 개별 재무제표 기준 영업실적 관련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자회사나 종속기업, 관계기업을 둔 대기업은 통상 연결 기준 영업실적을 대외 경영지표로 삼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 올 1분기 순이익은 1457억원으로 전년 동기 1565억원에 비해 108억원(6.89%) 감소했다. 연결과 개별 재무제표 기준 순이익 감소율이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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