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A KOREA JBN 구자범 대표

   
▲ ICBA KOREA JBN 구자범 대표

리스크(risk)에 관한 개념은 사람들마다 다양하다. 나는 리스크란 ‘위험과 위기의 합’이라고 보고 있다. 이 때의 위험(危險)은 정태적인 리스크이고, 위기(危機)는 동태적인 리스크이다.

위험은 상시적이고 시스템적인 관리가 필요한 반면 위기는 긴박하고 적시적인 리스크 관리를 필요로 한다.

위험관리는 손해 발생 빈도와 피해 규모에 따라서 위험의 보유, 위험 예방, 위험 전가, 위험 회피라는 비교적 간단한 선택지가 있다.

위기관리는 리스크의 사이클에 따라서 정확한 판단력과 적시성이 너무나 중요하다.

리스크는 일반적으로 위태(危殆, hazard) → 사고(事故, peril) → 손실(損失, loss) [수익/비용 손실, 대인/대물/경영 배상 손실, 인적/물적 자산 손실]의 사이클을 거친다.

그렇다면 2016년의 한국사회는 위험관리(risk management)의 시대일까? 아니면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의 시대일까?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후자라고 하니 걱정이 앞선다. 그런데 정작 가장 큰 위험요소는 ‘자중지란(自中之亂)’이다. 단기간에 6.25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이룬 ‘한강의 기적’ 이면에 쌓인 후유증과 상처의 골이 너무 깊은 것 같다. 지역과 세대와 계층, 심지어는 성별에 이르기까지 내재된 반목과 갈등이 가열된 보일러처럼 달아올라 있다.

우리가 이 위기를 극복하는데 벤치마킹 할 수 있는 좋은 사례는 네덜란드이다. 네덜란드 병(Dutch Disease)은 경제학 용어 중 하나로서 주로 자원 부국이 자원의 수출로 인해 일시적으로 경제 호황을 누리지만 결국 물가와 통화 가치상승으로 인해 국내 제조업이 쇠퇴해 결국 경제 침체를 겪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리고 바세나르 협약(Wassenaar Agreement, Wassenaar Accord)은 1982년 네덜란드의 사용자협회와 노동총연맹이 체결한 시간제 근로자 확산을 위해 타결한 협약이다. 바세나르 협약은 네덜란드의 병을 치유해 네덜란드의 기적을 이루었다고 평가 받고 있다.

나는 작년과 올 봄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그들이 이룬 기적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혼잡함이 전혀 없는 자전거 출퇴근길에서, 오후 5시면 한가로이 문을 닫는 재래시장에서, 거실의 커튼을 활짝 열어 놓고 가족들과 단란하게 시간을 보내는 가장의 모습에서,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풍차 마을과 튤립 축제 장소에서 그들의 여유로운 삶을 부럽게 바라보았다.

한 나라의 흥망성쇠의 두 갈림길은 ‘관용과 포용’이거나 ‘자중지란’이다.

지금의 한국사회를 위기관리의 시대라고 할 때, 어느 강한 일방이 힘으로 쓸어버리는 것이 아닌, ‘관용과 포용’에 기초한 ‘대화와 협상’으로 ‘사회적 합의’라는 솔루션을 만들어 내야 한다. 나는 진심으로 그러한 ‘생산적인 리더십’의 출현을 고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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