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대부업 최고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20%대까지 내려앉았다. 330만명이 이자부담을 덜 것이란 낙관론과 함께 8등급 이하 저신용자에 대한 신용경색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이스평가정보 CB연구소 신승도 선임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금리인하에 따른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고금리가 연 27.9%로 인하된 후 대부분의 대부업체는 8등급 이하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해줄 경우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제표 분석이 가능한 36개 대부업체를 대상으로 신용등급별 적정 손익분기점을 분석한 결과 신용등급 8등급의 손익분기점은 연 32.2%로 현행 최고금리인 27.9%를 상회했다.

7등급의 손익분기점이 연 27.7%로 상한선에 근접했고, 8등급(32.2%)부터 9등급(35.1%), 10등급(52.3%)은 모두 최고금리보다 높았다.

지난 3월 한국금융연구원 이수진 연구위원이 발표한 ‘금리상한 인하에 따른 저신용자 구축 규모의 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도 같은 맥락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보고서에서는 대부업체의 대손율을 11%로 가정한 결과 7등급 대출 시 손익분기점은 연 26.3%, 8등급 연 31.5%, 9등급 연 35.1%, 10등급은 연 47.9%로 나타났다.

즉 신용등급이 8등급 이하인 고객에게는 연 30% 이상의 금리로 대출을 해줘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얘기다.

최고금리 상한선을 내릴수록 대부업체의 고객군이 저신용 고객에서 상대적으로 우량한 중신용 고객으로 옮겨간다는 사실은 해마다 입증돼 왔다.

실제 대부업체 신규고객 중 7~10등급의 비중은 최고금리가 연 44%였던 2011년 69.2%였지만 최고금리가 연 34.9%로 인하된 2014년 이후에는 57.8%로 줄었다. 같은 기간 4~6등급의 중신용자 비중은 31%에서 42%로 증가했다.

저신용자들은 마지막 보루인 대부업체에서도 돈을 빌리지 못하고 결국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게 될 상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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