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성장하며 경영진 모럴헤저드와 부도율 높아져

국내 P2P대출기업의 누적대출액이 1100억원을 넘어서며 1년 만에 20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아직 2년도 안된 국내 P2P대출시장은 놀라운 성장속도를 만끽하고 있지만 섣부른 건배는 아직 이르다.

전세계 P2P대출시장이 최근 렌딩클럽 이슈로 적신호가 켜졌다.

세계 최대 P2P대출기업인 미국의 렌딩클럽은 지난 9일 내부 감사를 통해 르노 라플랑셰 CEO와 3명의 이사들을 해고했다.

대출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대출자에게 2200만달러의 대출금이 제공됐으며 관련 채권 판매에 라플랑셰 대표가 관련돼 있음이 확인됐다. 회사 임원들은 대출자격 여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서류를 조작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를 묵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신용 기반의 P2P대출업계에 대한 걱정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며 “이번 사태로 P2P대출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불분명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2007년 설립된 렌딩클럽은 신용도가 낮아 은행권 대출이 힘든 대출자에게 개인 투자자를 연결해주고 중개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창업 7년만에 뉴욕증시 상장에 성공했다.

하지만 렌딩클럽과 함께 상승 가도를 달리던 미국 P2P대출업체들은 갈수록 채무자들의 부도율이 증가하면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

렌딩클럽은 지난해 기업공개(IPO) 당시 90억달러(약 10조5700억원)에 달하던 시가총액이 15억달러로 떨어졌으며 CEO 사임 및 이사진 해고 당일만 주가가 약 35% 폭락했다.

신용을 기반으로 한 P2P대출업계가 채무자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와 경영진의 모럴헤저드(도덕적 헤이)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부동산을 담보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는 기업들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 최초의 부동산 담보 P2P대출기업 패치오브랜드는 지난해 미국 기업가들이 뽑은 ‘가장 뛰어난 기업 100’에 포함됐으며 현재까지 약 1500억원의 누적대출액을 기록, 매년 50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설립된 부동산 사업자금 전문 크라우드펀딩 기업 리얼티모굴도 현재까지 약 2500억원의 누적투자액을 기록하고 있으며 약 2만명의 공인투자자를 확보하고 있다.

부동산 담보 P2P대출기업인 테라펀딩의 양태영 대표는 “신용 기반의 P2P대출과 달리 부동산을 담보로 하는 P2P대출은 채무자들이 대출금을 갚지 않으면 부동산을 처분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 부도율이 낮다”며 “현재 국내 P2P대출시장은 누적대출액이 1000억원이 넘어서며 폭발적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시장 형성 단계부터 외국의 사례들을 연구해 기업 자체적으로 투자자 안전장치들을 고안해 투자금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렌딩클럽의 불완전판매 사태 후 급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대출시장에 대해 경고하는 백서를 발표했다. 백서에 따르면 미국 내 400개 정도의 신규 플랫폼 중 대부분이 신용 사이클을 한 바퀴 온전하게 돌아본 경험이 없다는 점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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