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7개 금융협회장 모두 민간출신
국책은행·금융지주 수장은 뱅커가 대세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관피아(관료+마피아)의 회전문으로 통했던 금융권 수장 자리가 민간출신 인사들로 채워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7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차기 여신금융협회 상근회장 단독 후보로 김덕수 전 KB국민카드 대표이사를 추천했다. 김 전 대표는 황록 전 우리파이낸셜 대표이사, 우주하 전 코스콤 대표이사와의 3파전에서 과반수 이상의 득표를 얻어 회장으로 내정됐다.

김 내정자는 이달 중 열리는 총회에서 회원사 과반수 출석과 출석인원의 과반수 찬성을 얻으면 제11대 여신금융협회장으로 최종 선임된다.

김 전 대표가 여신금융협회장에 내정되면서 사상 처음으로 전국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신용정보협회 등 7개 금융협회장이 모두 민간출신 인사들로 채워지게 됐다.

앞선 2014년 장남식 전 LIG손해보험 대표이사와 이수창 전 삼성생명 대표이사가 각각 손해보험협회장과 생명보험협회장이 되면서 민간출신 협회장의 물꼬를 텄다.

이후 은행연합회장에 하영구 전 한국씨티금융지주 회장, 금융투자협회장에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 저축은행중앙회장에 이순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신용정보협회장에 김희태 전 우리아비바생명 대표이사가 각각 선출됐다.

그동안 금융협회장직은 금융위원회나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 고위 관료 출신의 퇴직 후 재취업 자리로 관행처럼 굳어져 왔다. 그러나 세월호 사건 이후 관피아가 적폐로 지목되면서 금융권에도 관피아 퇴조 현상이 시작됐다.

국책은행과 금융지주 수장 자리는 이미 민간출신 리더들이 꿰차고 있으며, 특히 뱅커출신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현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이며,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전 우리은행장,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은 전 기업은행 부행장 출신이다. 또한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전 신한생명 대표이사,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전 KB국민은행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전 하나은행장이다.

이처럼 금융권 수장들이 민간출신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민간출신 인사들이 업계 현안에 대해 깊이 알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에 업계의 목소리를 잘 대변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