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현지 인가, 12월부터 양곤서 영업 계획

농촌지역 저소득층 대상 가계대출 영업 펼칠 듯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농협은행이 소액대출금융회사 (MFI, Micro Finance Institute) 형태로 미얀마 진출을 꾀한다.

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달 미얀마 MFI 설립 계획안을 이사회서 의결하고 본격적인 현지 진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18일부터 20일까지 김호민 수석부행장을 포함한 관련 실무자들이 미얀마를 직접 찾았으며, 당시 미얀마 재무부 장관 및 금융당국장과의 만남을 통해 구두로 소액대출시장 진출을 허락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은 국내 금융당국에 사전 신고, 현지 주재원 파견을 거쳐 미얀마 당국으로부터 정식 MFI 설립 인가를 받을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미얀마 금융당국에 7월 말까지 인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오는 12월 말 양곤 시내에 MFI 회사를 개설하고 정식 영업을 시작한다.

영업 대상은 양곤시 근처에 있는 농촌지역 저소득층 고객이며 이들에게 가계 대출, 농업자금 대출, 학자금 대출 영업을 펼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금융 차원에서 미얀마와의 교류를 통해 진출을 타진해왔다”며 “소액대출시장 진출로 고금리에 고통받는 미얀마 농촌지역 고객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농협은행이 이처럼 은행업이 아닌 MFI 형태로 미얀마에 진출하는 이유는 까다로운 현지 규제 때문이다.

실제 공산주의 국가인 미얀마는 은행 지점 개설 인가 시 요구하는 자본금이 높은데다가 현지기업 대상으로 영업을 할 수 없고, 한국계 기업만 제한적으로 영업할 수 있어 글로벌 은행들도 진입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 지점 개설의 어려움 때문에 소액대출금융회사를 먼저 설립하고 향후 은행업 진출을 꾀하는 전략을 농협은행이 추진하고 있다”며 “지난해 농협금융 김용환 회장의 미얀마 방문 이후 첫 실질적 움직임이며 앞으로 농협금융의 미얀마 보험업 진출 등도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얀마 현지의 금융업 진출 제약 때문에 국내 금융권의 미얀마 진출은 소액대출시장에 치우쳐진 것이 현실이다.

1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이 처음으로 지난해 9월 미얀마에서 소액대출사업을 할 수 있는 MFI 자격을 획득하고 영업을 시작했다. 우리파이낸스미얀마는 현재 법인 1개와 지점 3개, 사무소 1개를 운영 중이다.

2금융권 중에서는 JB우리캐피탈, BNK캐피탈 등이 미얀마에서 MFI 자격을 받아 소액대출 시장에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미얀마는 금융업 규모가 작고, 1금융권과 2금융권의 경계가 모호하다. 또한 연체율이 낮다는 장점도 있다”며 “향후 경제 성장을 통한 기반 시설 확충, 금융업 발달 가능성으로 봤을 때 잠재력이 높아, 국내 금융권의 관심도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