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지수 풍선효과로 발행잔액 늘고, 브렉시트에 변동성 커져

금감원 “지수변동 주시”, 지수별 발행가이드 필요성 제기도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여파에 따른 금융당국의 감시 초점이 최근 홍콩 HSCEI지수(H지수)에서 유로스톡스50지수로 이동하고 있다.

기초지수 쏠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이 H지수 ELS 발행 제한에 나서면서 유로스톡스50, S&P500 등으로 기초자산이 몰리는 등 풍선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실제 유로스톡스50 기반 ELS 발행잔액은 6월 현재 43조원에 달해 H지수 발행잔액인 36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더욱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슈로 지수 변동성이 확대되자, 일각에서는 유로스톡스50지수에 대한 발행제한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아직까지 녹인(원금손실 구간)발생 여부나 큰 위험이 감지되는 수준은 아니어서 발행제한보다는 사전 단속을 위한 집중 모니터링에 들어간 상태다.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장준경 국장은 “최근 유로스톡스50 지수와 관련한 ELS 발행규모가 증가하고 있는데다 브렉시트 우려로 변동성이 커 이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며 “단순 발행규모만이 아닌 비중, 헷지를 위한 선물시장 규모 및 미결제 약정 등 전반적으로 주시하고 있으나, 선제적 대응 차원으로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H지수 기반 ELS 손실 이후 ELS와 관련해 지수별 위험요인들을 점검 중이며, 특히 H지수 발행제한 이후 나머지 지수 쏠림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

지수 쏠림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발행규모를 제한하는 것 외에 별다른 방책이 없어 사실상 증권사 판단에 맡겨야 하는데, 시장흐름에 따라 동일시기 다수 증권사들이 비슷한 선택을 할 수 있어 H지수 때와 같은 시스템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H지수 ELS 손실과 관련해 감독당국의 ‘강압적 자율규제’와 ‘뒷북논란’이 일었던 만큼 간접적으로 나마 사전 단속 움직임을 보이려는 것.

장준경 국장은 “현재 유로스톡스50지수 관련 선물시장의 미결제 약정 규모는 국내 코스피200 대비 10배 정도, H지수 대비 5배 정도로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어서 발행제한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6월 유로스톡스50지수는 2942선 수준으로 지난해 고점인 3600선 대비 18% 정도 하락해 아직까지 20% 내의 변동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미상환잔액이 24조원 초반대에서 큰 변동이 없는 반면, 유로스톡스50지수는 지난해 6월 22조9000억원에서 미상환잔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해 6월 29조5000억원으로 1년새 6조6000억원 가량 느는 등 쏠림현상 나타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이효섭 연구위원은 “특정 지수 쏠림을 방지하기 위해 지수별로 발행 최대치를 설정하는 등의 규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다만 시스템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H지수와 같은 특정지수 쏠림에 따른 사전적 대비 필요성이 업계 내부에서도 인식된 만큼, 선물 거래량 미결제 약정이나 시가총액 대비 등 자율적 가이드를 만들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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