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영향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미국 주식형 ETF(상장지수펀드)에 자금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달 23일 영국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이미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주식형 ETF를 중심으로 주식형 ETF에 약 163억달러의 규모가 유입됐다.

또한 지난 한달 간 자금유입 상위 ETF에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ETF들이 대거 순위권을 기록하는 등 미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는 5월 이후 미국 소비부문 지표가 강하게 반등하면서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된데다, 대외 불안정성 요인으로 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위험자산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정성으로 인한 우려와 유가 관련 기업들의 파산이 확대되면서 여전히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ETF인 ‘iSHares IBoxx USD High Yield ETF’에서는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이 ETF에서는 브렉시트가 가결된 6월 한달 간 약 19억달러 규모가 빠져나가 유출규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역적으로는 일본에서 대거 자금유출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며, 같은 기간 일본에 투자하는 ETF에서 총 10억달러 규모가 빠져나가 단일 국가로는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본증시는 전 고점 대비 약 23% 이상 하락하면서(니케이지수 기준) 남유럽국을 제외하면 선진국 내에서 가장 높은 하락폭을 기록했다.

유럽지역에서도 약 13억달러 규모가 유출됐다.

현대증권 컨설팅&글로벌팀 오재영 연구원은 “일본 정부의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성 하락과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엔화 급등세가 가속화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 증시 상승 기대감과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으로 시장이 양분되면서 미국 배당성장주에 투자하는 ETF들이 주목받고 있다.

올 하반기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더 이상 불확실성으로 인식되지 않는 상황에서 과거 경기 회복을 수반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과정에서 미국 증시 랠리가 나타나는 현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오재영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미국이 본격적인 경기 회복 궤도에 올라서는지의 여부”라며 “최근 브렉시트 우려에 따라 글로벌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난 것은 이러한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