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 고객 중 주부 대출액 6년새 176%↑
미즈사랑, 핑크머니 등 여성특화 브랜드 인기
최근 우리·광주은행도 주부대출 판매 가세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여성전용 대출상품을 찾는 주부, 직장인, 자영업자 등이 늘면서 관련 시장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에 여성대출시장을 독식하던 대부업체뿐 아니라 은행들도 여성특화 대출상품을 선보이며 여심잡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여성 고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여성전용대출 시장의 규모는 최근 6년새 176%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부업체 이용자 중 주부 고객의 신규대출액은 연간 2000억원을 상회한다. 이들의 신규대출액은 2009년 815억원에서 2012년 1423억원, 2015년 2253억원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1 참조>

실제 여성특화 브랜드를 운영 중인 대부업체의 실적도 크게 늘었다.

여성대출만을 판매하는 미즈사랑대부는 올해 3월 기준 당기순이익 268억원을 기록, 지난해 3월(85억원)보다 3배가량 급증했다. 또 다른 대부업체 인터머니대부는 2012년 대출잔액 230억원에서 여성전용 대출상품 ‘핑크머니’ 출시 이후 대출잔액이 2013년 290억원, 2014년 410억원으로 늘었다.

이처럼 여성전용대출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한데는 경기 불황으로 인해 급전이 필요한 여성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여성고객 맞춤형 대출상품과 여성 상담원, 여성 채권추심원, 여성특화 마케팅 등이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여성 고객은 남성보다 빚을 더 갚는 특성상 금융권에서 우수고객으로 통한다. 실제 한국은행의 통계를 보면 남성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3.5%인 반면 여성의 연체율은 2.7%로 나타났다. <그래프2 참조>

여성전용대출의 수익성이 눈으로 확인되면서 캐피탈, 저축은행뿐 아니라 은행권도 여성특화상품을 출시하고 여심잡기에 나섰다.

광주은행은 주부고객 맞춤 신용대출 ‘주부퀵론’을 지난해 12월부터 판매 중이다. 주부퀵론은 신용등급에 따라 기본 대출한도를 설정하고, 기타 금융거래현황을 분석해 추가 대출한도를 부여하는 구조로, 최대 1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광주은행은 소득증명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제2금융권을 찾아야 했던 주부고객을 흡수, 출시 6개월여 만에 56억원의 판매실적을 냈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중금리대의 여성전용 대출상품을 출시해 고금리 대부업대출을 이용하던 소비자들의 이자부담을 줄여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은행도 소득이 없는 주부를 대상으로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1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우리 홈마스터론(Home Master Loan)’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우리은행에 아파트관리비 또는 공과금 자동이체를 등록하고 우리카드를 보유한 주부고객이라면 누구나 소득 증빙자료 없이 신청할 수 있다. 홈마스터론의 대출금리는 최저 연 4.09%에서 최고 연 8.29%로, 공과금·관리비 이체 등 은행 거래실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 개인영업전략부 관계자는 “교육비, 생활비 등 일시적으로 자금이 필요한 주부들의 경우 소득증빙자료가 없다보니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왔다”며 “그동안 시중은행에서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주부를 타깃으로 하는 대출상품 출시를 통해 우리은행을 이용하는 주부 고객들의 금융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은행 상품 및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JT캐피탈이 연 9.9~23.9%의 ‘주부대출’, 롯데캐피탈이 연 12.0~24.9%의 ‘레이디론’, SBI저축은행이 연 17.9~27.9%의 ‘주부론’, 웰컴저축은행이 연 14.9~27.9%의 ‘여성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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