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1. “자동차에 어린이가 타고 있어요. 운전하는 부모 속이 타고 있어요… 주행거리 애걔걔걔 줄었는데 아니 보험료는 어머머머 똑같네… 아이가 있으면 할인도 있데… 효도하는 아이가 타고 있어요.”(현대해상)

#2. “도대체 언제 빼요? 차 빼달란 지가 언젠데?(아빠). 아니, 도대체 언제 나오는 겁니까? 빨리 좀 빼주세요(아들)… 아, 뒷목이야(아빠). 이 사람이 어디서 운전을 그따위로 해. 운전 똑바로 해(아들).”(KB손해보험)

비슷한 시기 사실상 똑같은 자동차보험료 할인 특약을 연이어 출시해 기싸움을 벌였던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이 또 다시 비슷한 시기 온라인 동영상을 앞세워 2라운드 경쟁에 돌입했다.

현대해상이 가수 노라조의 노래 ‘효도’를 재치 있게 개사한 동영상 광고로 좋은 반응을 얻자, KB손보는 금융권 최초로 360 가상현실(Virtual Reality·VR)’ 기법을 적용한 캠페인 동영상으로 맞불을 놨다.

▲ 현대해상 자동차보험 자녀 할인 특약 광고 동영상.[사진: 동영상 캡처]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지난 4일부터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와 포털사이트 팟캐스트 등을 통해 자동차보험 자녀 할인 특약 ‘어린이 할인 자동차보험’ 동영상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현대해상은 만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고객의 자동차보험료를 7% 할인해주는 해당 특약을 지난 5월 20일(책임개시일 6월 15일) 출시한 바 있다. 현대해상은 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에 두 차례에 걸쳐 특약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이 동영상은 가수 노라조의 5집 앨범 수록곡 ‘효도’를 개사한 노래를 배경으로 7세 이하 자녀를 ‘효도하는 아이’로 묘사했다. 자녀를 차에 태운 부모는 안전운전을 하고, 안전운전을 한 운전자는 보험료를 할인받게 돼 결과적으로 자녀가 효도를 했다는 의미다.

현대해상 광고 동영상은 유튜브 게시 8일만에 누적 조회 수 57만건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5만명에 가까운 누리꾼이 동영상을 봤다는 얘기다.

누리꾼들은 “처음엔 무슨 노래지 했는데, 잘 만들었다”, “한 번도 안 넘기고 끝까지 다 봤다”, “퀄리티 높은 광고 웹툰을 보는 것 같다” 등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후렴구 ‘효도, 효도’가 인상적인 원곡 ‘효도’는 효도하는 아이가 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최적화된 곡으로, 재치 있는 가사와 노라조 특유의 보컬이 만나 효도하는 아이 콘셉트를 임팩트 있게 전달하고 있다”며 “현재 주 타깃층인 30~40대 고객들의 접촉도가 높은 매체를 중심으로 광고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 KB해보험 안전운전습관 캠페인 동영상.[사진제공: KB손해보험]

이에 맞서는 KB손보는 12일부터 역시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 자녀 할인 특약을 홍보하기 위한 안전운전습관 캠페인 동영상 ‘아빠의 후예’편을 게시했다.

KB손보는 현대해상이 특약을 출시한 지 보름여만인 지난달 8일(책임개시일 7월 4일) 유사 특약을 출시했다. 동일 연령대 자녀를 둔 고객의 자동차보험료를 동일한 비율로 할인해주는 특약으로, 출시 직후 상품 베끼기 논란이 일기도 했다.

KB손보의 캠페인 동영상은 부모의 운전습관을 자녀가 그대로 보고 배우는 상황을 통해 안전운전습관의 중요성을 전달한다. 차량 주행 중 흔히 접할 수 있는 각종 상황에서 아빠의 운전습관이 동승한 자녀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연출했다.

예를 들어 앞차를 향해 위협적인 행동을 하는 상황을 가정해 아빠가 “뭐하자는 거야, 가자”라고 화를 내면, 아들이 “왜 멈춰. 비켜. 비켜”라며 아빠의 말과 행동을 따라 한다.

특히 360 VR 기법을 적용해 참여자가 실제 차량에 탑승한 것과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KB손보는 구글코리아와 공동 워크숍을 진행해 글로벌 VR 트렌드를 반영하고 영상의 질을 높였다.

KB손보 이평로 다이렉트본부장(상무)은 “360 VR 기법을 통해 단순한 메시지 전달을 넘어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신기술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고,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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