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 가이드라인 마련 업계 의견 수렴

금융노조 “협의 없는 일방적 강행, 철회해야”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하반기 시중은행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싼 노사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금융공기업들이 상반기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한 가운데, 민간 시중은행에도 성과연봉제 도입이 시도되면서 각 은행 노조도 반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최근 14개 시중은행장들을 모아 성과연봉제와 관련한 컨설팅 결과, 그리고 앞으로의 도입 일정을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은행연합회는 시중은행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해 컨설팅업체인 머서코리아에 용역을 맡긴 바 있다.

머서코리아는 시중은행 일반 직원들에게 ‘개인별 성과지표’를 적용하는 안과 저성과자 해고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중은행의 경우 관리자급까지 성과연봉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일반직원에게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은행연합회는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은행권의 의견을 수렴하고 7월 중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러한 은행연합회의 움직임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 13일 은행연합회의 성과연봉제 방안 수립에 반발하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금융노조는 성명을 통해 일방적인 성과연봉제 방안을 만든 은행연합회를 강력히 규탄하며 일방적인 성과연봉제안 수립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노조 김문호 위원장은 “사실상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한 몸인 은행연합회가 주도적으로 성과연봉제 초안을 만들어 시중은행 사용자들과 이를 공유하고 논의한 것은 노동자들의 반대 의견을 묵살하고 성과연봉제와 저성과자 강제퇴출제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은행연합회와 시중은행 사용자들은성과연봉제 방안 수립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시중은행의 성과연봉제 도입이 금융공기업처럼 극단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금융공기업의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해 금융노조와 7개 금융공기업 사측의 교섭이 끝내 결렬되면서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종료’ 결정을 받은바 있다.

중노위의 조정종료 결정 이후 금융노조는 조합원 찬반투표와 파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 관계자는 “금융공기업의 성과연봉제 도입은 정부와 금융당국의 강력한 의지로 밀어부치면서 잡음이 크게 일었다”며 “하지만 시중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정부나 금융당국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사측이 시간을 갖고 금융노조와 협의한다면 파행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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