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금융업 정기평가 결과 발표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올해 상반기 동안 신용등급이 오른 금융회사는 3곳, 낮아진 금융회사는 8곳으로 금융업 전반에 등급하향 기조가 나타났다.

한국신용평가가 발표한 금융업 정기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용등급 상향조정이 이뤄진 금융회사는 증권 2개사, 보험 1개사이며,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된 금융회사는 은행 1개사, 증권 3개사, 보험 1개사, 캐피탈 2개사, 부실채권(NPL) 투자전문회사 1개사다.

은행권에서는 SC제일은행의 등급전망이 기존 ‘AAA/안정적’에서 ‘AAA/부정적’으로 변경됐다.

한신평은 SC제일은행이 저위험자산 위주로 프트폴리오를 변경함에 따라 이익의 안정성은 개선됐지만 절대적인 이자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2.10%에서 올해 1분기 1.78%로 낮아져, 향후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최근 5년간 SC제일은행의 대출금, 예수금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향후 경기 개선 시 적극적인 시장 확대 노력이 없다면 점유율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증권업권에서는 현대증권과 유안타증권의 신용등급이 오른 반면 한화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증권, LIG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이 낮아졌다.

현대증권은 대주주가 KB금융지주로 변경되면서 유사 시 계열사의 지원가능성이 높이 평가돼 신용등급이 기존 ‘AA-’에서 ‘AA’로 상향조정됐다.

유안타증권의 신용등급도 종전 ‘BBB+’에서 ‘A-’으로 상향조정됐다. 한신평은 옛 동양증권 시절 발생한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소송이 대부분 마무리되고 신규소송도 감소하는 등 유안타증권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 유안타증권이 투자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한 후 남은 충당금은 2013년 12월 말 934억원에서 올해 3월 말 293억원 수준까지 줄었다.

반면 대주주 변경으로 계열사의 지원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친 곳도 있다.

미래에셋대우증권(구 대우증권)은 미래에셋금융그룹으로, LIG투자증권은 케이프인베스트먼트로 대주주가 변경되면서 각각 ‘AA+’에서 ‘AA’로, ‘A2’에서 ‘A2-’로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미래에셋대우증권은 더 이상 산업은행 계열의 자금지원을 기대할 수 없고, LIG투자증권은 기존 KB금융지주 품에서 떠나 케이프인베스트먼트로 대주주가 바뀌면서 KB금융 계열로부터 받았던 지원가능성이 소멸됐다는 게 그 근거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영업적자와 시장점유율 하락, ELS 등의 운용손실이 확대되면서 등급전망이 기존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변경됐다.

보험업권에서는 한화손해보험의 신용등급이 ‘A+’에서 ‘AA-’로 상향조정됐고, 흥국생명보험의 신용등급은 ‘AA’에서 ‘AA-’로 하향조정됐다.

한화손보는 경연진 교체 이후 보장성 위주의 상품을 판매하고 손해율이 양호한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는 등 보유계약의 전반적인 질을 개선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화손보의 장기보험 위험손해율은 지난해 1분기 99.9%에서 올 1분기 98.9%로 하락하고,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8%에서 0.9%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 흥국생명은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3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 3월 말 189.5%을 기록했다. 흥국생명은 보장성보험을 확대하고 있으나 선투자성 사업비 지출이 이뤄지고 있고, 위험보험료 대비 사망보험금 비율이 업계 대비 높아 보장성보험 판매로 인한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기 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평가됐다.

여신전문금융업권에서는 한국캐피탈의 등급전망이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OK캐피탈의 신용등급이 ‘A’에서 ‘BBB’로 하향조정됐다.

한국캐피탈은 장기화된 업황 부진에 관계사의 재무위험 전이가능성까지 겹쳐 등급전망이 한단계 낮아졌다. 현재 한국캐피탈의 관계사인 HK자산관리는 자본잠식상태로, 한국캐피탈은 이 회사에 400억원 가량을 대출해줬다.

OK캐피탈은 OK아프로캐피탈을 흡수합병한 후 내구재 및 공작기계리스, 대부업체 대출, 개인금융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할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한신평은 리스부문의 금리경쟁력 하락, 기존 영업인력 이탈, 수요산업의 업황 부진 등을 고려할 때 안정적인 취급액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한신평은 대부업체 대출 역시 경쟁심화로 상위권 대부업체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졌고, 영세 대부업체는 상한금리 인하로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신평은 대신F&I의 등급전망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대신F&I는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총 1조1000억원 가량을 들여 서울 한남외인주택 토지를 개발할 계획이다. 그러나 한신평은 부동산개발사업의 경우 인허가, 자금조달, 시공사 선정, 분양 등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크고 투자자금 회수 지연위험도 높아 등급전망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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