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와 통합법인 마무리 후 연내 갈라설 듯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현대증권이 KB금융에 인수되면서 전북은행이 때 아닌 유탄을 맞았다. 은행계열사가 없는 현대증권과 대형 증권사 고객을 통해 접점을 넓히려던 전북은행이 협력해 만든 복합점포가 시한부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당초 현대증권과 전북은행이 협업 당시 별도의 계약기간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연내 목표로 이루어지고 있는 KB금융과 현대증권의 통합법인 출범이 마무리 되면 올해 안으로 복합점포도 갈라 설 것으로 점쳐진다.

당분간은 협업상태를 유지하게 되지만 현대증권이 KB금융에 완전히 흡수되면 타 은행과의 복합점포 운영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경기 판교에 위치한 전북은행과 현대증권의 복합점포는 지난 3월 16일 개점하기까지 약 1년여간의 준비기간을 거쳤지만 실제 운영기간은 준비기간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다른 대형 증권사 대비 은행 네트워크가 부족했던 현대증권의 경우 향후 KB국민은행과의 연계영업 및 복합점포를 통한 시너지가 기대되지만, 판교 복합점포를 테스트베드 삼아 수도권 시장 공략을 노렸던 전북은행은 한순간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대형 증권사와의 협업으로 연계영업을 통한 비용절감과 고객 접점확보 등의 시너지를 기대했으나 개점한지 보름 만에 KB금융이 현대증권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면서 향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복합점포를 늘리려던 계획들도 무산됐다.

더욱이 KB금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12일 만에 인수계약이 체결되고, 두달도 채 되지 않아 인수대금 지급을 완료하는 등 인수절차가 속전속결로 처리되면서 별다른 대응마련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현대증권 매각 대상자로 일본계 오릭스나 한국금융지주가 거론되면서 협업을 통한 복합점포 활성화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복합점포를 오픈한 지난 3월 KB금융으로의 인수가닥이 잡히면서 내부적으로도 정신이 없었다”며 “당분간 점포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KB와 현대증권의) 통합법인이 출범하면 현대증권과는 각자 영업하게 될 것이며 복합점포 의미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타 증권사와의 협업 추진 등 아직까지 구체화된 사항은 없지만 이번 경우는 현대증권이 KB에 인수된 예상치 못한 사안으로 향후에도 전북은행의 복합점포 추진전략은 변함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대증권의 경우 통합 후 시너지 확대를 위해 현대증권 점포 내 KB국민은행이 입점하는 등 현재 16곳인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아직까지 복합점포 확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되지는 않았다”며 “현재는 연내 합병법인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어 복합점포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합병법인 설립 이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타 은행의 복합점포 운영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통합법인이 마련되면 현대증권과 전북은행의 복합점포는 정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