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거래 증가로 지점역할 자문위주로 개편될 것

미래에 은행 지점은 존재하게 될까. 금융거래의 자동화 및 모바일화가 급속도로 확대되며 앞으로 은행 지점에서 단순 거래를 위한 창구직원을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씨티그룹은 디지털파괴 보고서를 통해 금융기관들이 고객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오프라인 지점을 무조건 줄이기보다는 자문서비스 기능을 강화하고 온라인 채널을 함께 키우는 다채널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친숙도가 낮은 고객은 여전히 존재하며 고객의 상당수는 여전히 오프라인 지점을 찾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 은행들이 ‘디지털 온리(Only)’ 전략을 추진할 경우 오히려 진입장벽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은행 지점수가 전세계 국가에서 모두 감소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개발 여력이 높은 인도나 부유층이 밀집한 뉴욕의 경우 오히려 은행 지점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반면 북유럽은 2008, 2009년을 정점으로 현재 지점 수는 당시의 절반에 불과하다.

개발도상국은 은행 거래가 없는 인구가 성인의 35%에 달할 정도로 개발 정도가 낮아 향후 10년간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은행 지점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냐의 경우 모바일 머니(M-PESA) 개발을 선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은행 지점은 증가하고 있다.

이미 지점이 사라진다는 전망은 15년 전에 나왔지만 현실화되지 않았다. 여전히 전체 고객의 절반 이상이 지점을 이용하고 있으며 은행들이 제공하는 모바일 서비스 중 100% 온라인에서 가능한 서비스를 찾긴 힘들다. 비밀번호 변경이나 고액결제, 주소변경 등은 여전히 은행 점원과의 대면 거래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차 고객들이 모바일로 옮겨가는 비중이 늘면서 전세계적으로 지점수 감소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형은행의 경우 지점운영 비용이 전체 리테일 사업비용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관련 비용은 상당부분 자동화를 통해 절감이 가능해 미국과 유럽 은행권에서 2025년까지 위기 이전 최대치에 비해 40~45%의 감소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유럽, 일본 은행의 지점 수 감축이 북유럽 수준으로 이뤄지면 올해 기준으로 전체 은행은 1750억달러의 비용을 감축할 수 있으며 세전 이익을 39% 가량 상승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씨티그룹의 글로벌 리테일 헤드 조나단 라센(Jonathan Larsen)은 “금융거래의 자동화가 진전되고 모바일을 통한 거래가 증가할수록 창구업무 직원은 자문 기반의 업무로 배치되고 지점의 역할은 자문·컨설팅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며 “일반적인 고객은 모바일서비스를 이용하고 미래의 은행지점은 라운지처럼 고급화를 꾀하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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