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로 EU 내 판매 자격 잃어
다른 회원국서 다시 등록·설립해야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영국의 EU 탈퇴(Brexit, 브렉시트)로 UCITs 펀드 및 AIF를 판매하던 운용사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탈퇴와 동시에 EU 국가들 사이에서 자유롭게 펀드를 판매할 수 있는 ‘펀드패스포트’가 무용지물이 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3일 영국 국민들은 결국 EU를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영국 금융시장에 불어닥친 후폭풍은 거셌고, 펀드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유럽의 펀드시장은 크게 EU 회원국 내 공모펀드 투자기준을 충족한 ‘UCITs’ 펀드와 대체투자펀드인 ‘AIF’로 구분된다.

EU 회원국에서 자유롭게 펀드를 판매할 수 있는 패스포트제도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UCITs 펀드로 분류되거나 EU AIFM이 설정한 EU AIF이어야 한다.

EU 회원국 중 한 국가에서 UCITs 기준에 충족한 펀드를 설정하면 다른 국가에서 추가 등록 없이도 펀드를 판매할 수 있다.

문제는 영국이 EU를 탈퇴하면서 UCITs 펀드가 비(非)EU AIF로, UCITs 펀드를 판매하던 운용사가 비EU AIFM으로 지위가 바뀜에 따라 더 이상 EU 내 일반투자자들에게 펀드를 판매할 수 없어졌다는 점이다. 물론 영국의 EU AIFM이 설정한 AIF도 EU에서 판매할 수 없다.

올해 3월 말 유럽 전체 펀드시장의 순자산 규모는 약 13조유로이며 이 중 UCITs 펀드가 61%, AIF가 39%를 차지한다. 그 중 영국에서 등록한 UCITs 펀드의 순자산은 1조유로로 룩셈부르크(2조8000억유로), 아일랜드(1조4000억유로) 다음으로 규모가 크고 전체 UCITs 시장규모의 12.7%를 차지한다.

영국에서 설정된 AIF 순자산 규모는 3885억유로로 독일(1조5000억유로), 프랑스(9091억유로), 네덜란드(7056억유로), 룩셈부르크(5480억유로), 아일랜드(4432억유로)에 이어 큰 수준이다.

영국에서 UCITs 펀드를 등록한 운용사들은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영국의 탈퇴 협상 과정에서 변수가 없다고 가정했을 때 운용사들은 다른 EU 회원국에서 UCITs 펀드를 재등록하는 방법 밖에 없다. 운용사 역시 다른 국가에서 다시 설립해야 한다.

영국의 AIFM 또한 EU 내 투자자들에게 AIF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회원국마다 다른 NPPR을 통해 접근하거나 역권유하는 방식 등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

자본시장연구원 심수연 선임연구원은 “EU 내에는 UCITs 펀드를 중심으로 펀드 판매 단일시장이 형성돼 있어 향후 협상 진행에 따라 영국과 유럽의 펀드산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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