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손해보험사 운전자보험 신계약 보험료 추이(단위: 억원).[자료: 각 사]

<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자동차사고 발생 시 형사합의금이나 변호사 선임 비용 등을 보장받을 수 있는 운전자보험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올 들어 국내 4대 대형 손해보험사 중 3곳의 판매 실적이 2배 이상 급증했다.

실적 상승세의 선두에 선 운전자보험의 ‘원조(元祖)’ 동부화재는 누적 가입자 200만명을 돌파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보 등 국내 상위 4개 손보사의 올 상반기(1~6월) 운전자보험 신계약 월납환산 보험료 합산액은 260억원으로 전년 동기 188억원에 비해 72억원(38.3%) 증가했다.

운전자보험은 교통사고 발생 시 자동차보험으로 해결할 수 없는 형사적, 행정적 책임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도로에 차량 통행량이 많아지고 들뜬 마음에 운전 중 주의력이 떨어지는 휴가철이 되면 가입 필요성이 더욱 높아진다.

이 기간 삼성화재를 제외한 나머지 3개 손보사의 신계약 보험료가 2배 이상 증가했다.

동부화재는 55억원에서 121억원으로 66억원(120%) 보험료가 증가했다. 올 상반기 보험료가 100억원을 웃도는 곳은 동부화재가 유일하다.

지난 1984년 장기운전자복지보험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최초의 운전자보험을 선보인 동부화재는 이 같은 상승세에 힘입어 최근 누적 가입자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운전자보험의 원조 회사로서 자부심을 갖고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특히 운전자보험을 회사의 대표 상품으로 키워야 한다는 김정남 사장의 방침에 따라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상반기 22억원에 불과했던 보험료가 올해 같은 기간 53억원으로 31억원(140.91%)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4월부터 교통사고 유형을 ‘운전 중’과 ‘비(非)운전 중’으로 구분해 필요한 담보만 선택할 수 있는 ‘진심을 담은 운전자보험’을 판매 중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자동차사고 부상위로금 등 고객들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담보와 보장을 강화하면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KB손보 역시 18억원에서 43억원으로 25억원(138.89%) 보험료가 늘어 가파를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단일 상품보다 통합보험 특약 형태로 운전자보험을 판매 중인 삼성화재의 보험료는 93억원에서 43억원으로 50억원(53.76%) 감소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최근 차량이 증가하고 실제 운전을 하는 운전 인원이 늘면서 교통사고 발생 시 형사처벌이나 벌금 등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며 “이런 부담에 대비하기 위해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이 가능한 운전자보험을 찾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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