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주식 대부분 불법거래 등 위험성 높은 사설시장서 거래
“양도세 면제, 매출규제 완화 등 제도권시장에 유인책 필요”

<대한금융신문= 김미리내 기자> 최근 저금리, 박스피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관심이 비상장주식으로 몰리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관리를 받는 장외주식 거래시장인 K-OTC에 비해 불공정 거래 위험이 큰 사설시장에서 거래의 대부분이 이루어지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장외주식은 기업상장 시 일명 ‘대박’을 터트릴 수도 있지만 상장주식보다 기업정보가 부족해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사기 및 불공정 거래 위험에 노출돼 있다. 대부분 사설시장을 통한 개인 간 매매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신고나 구제신청도 잘 이루어지지 않는 등 규제 밖에 내몰려 있는 것.

2014년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장외시장의 건전성을 도모하는 K-OTC시장이 개설됐지만 양도세 및 엄격한 발행공시 규제로 인해 투자자와 기업유치에 대한 유인책이 모두 부족한 실정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K-OTC시장은 사설시장 대비 거래위험(결제불이행, 거래상대방 위험 및 불법중개업자 등)이 없고 가격변동 위험도 낮은데다, K-OTC 등록기업의 경우 공시의무가 적용돼 중요사항에 대한 투자정보 확인도 가능하다”며 “그럼에도 대부분의 거래가 인터넷 카페 등 불법거래 및 위험성이 높은 사설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어 K-OTC시장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K-OTC를 통해 거래되는 하루 거래량은 10억원 수준에 불과한 반면, 사설시장을 통한 거래는 이 5배 수준인 5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명 ‘부티크’라 불리는 비공식 브로커를 통한 장외주식 거래가 K-OTC 대비 2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추산하기도 한다.

때문에 K-OTC시장 활성화를 위해 양도세 면제 및 발행공시 규제 완화조치 필요성이 제기된다.

사설시장에 비해 K-OTC시장의 거래량이 적은 이유는 ‘양도소득세’ 때문인데, 투자자들이 K-OTC를 통해 비상장주식을 거래할 경우 투자이익금에 대해 대기업은 20%, 중소기업은 10%의 양도세를 내야한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등 장내시장 거래는 이 같은 양도세가 면제됐기 때문에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투협 K-OTC부 한재영 부장은 “사설사이트에서 거래할 경우 거래 증거 등이 남지 않기 때문에 K-OTC 시장과 달리 양도세를 낼 필요가 없어 K-OTC 시장 활성화에 가장 큰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며 “장내시장 활성화를 위해 양도세가 면제된 것처럼, 양도세를 제외해 줄 경우 사설거래를 통해 불법거래에 내몰리는 투자자들을 건전한 시장으로 끌어올 유인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K-OTC 거래기업을 늘리기 위한 매출규제 개선도 요구되고 있다.

한재영 부장은 “K-OTC를 통해 건전하고 규모가 큰 거래기업을 늘리기 위해서는 상장시장과 동일한 매출규제가 필요하다”며 “거래규모가 큰 기업인데도 불구하고 기존에 공모를 통한 자금조달을 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 K-OTC시장에서 매도 시 ‘매출’에 해당돼 증권신고서 등 발행공시 의무가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때문에 신규 지정기업 유치 시 모집매출 실적이 있는 법인으로 한정되는 등 거래종목 확대에 제약이 있다”며 “상장시장과 동일하게 주식 매도 시 매출개념이 제외될 경우 K-OTC 거래 기업 수 증가를 통해 비상장주식 직접거래를 제도권 시장으로 유인, 투자자보호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시 및 세제 관련 부분이다 보니 상대적 위치에 있는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개선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기재부 금융세제과 관계자는 “장외시장 활성화 취지에 공감해 이번 세법개정을 통해 증권거래세를 인하했지만, 양도세의 경우 상장주식의 경우에도 장내가 아닌 장외에서 거래될 경우 똑같이 양도세가 부과된다”며 “장내시장 거래의 경우 예외적으로 비과세가 적용되는 부분으로 원칙상 과세가 되는 것이 맞기 때문에 K-OTC시장에 대한 양도세 면제는 현재까지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투협은 K-OTC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문투자자 간 비상장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비공개 장외주식 시장을 개발, 내년 하반기 오픈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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