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휴 IT기업과 핵심정보 공유 안 돼 난항

<대한금융신문=문혜정 기자> 중국에서 급성장 중인 모바일 결제가 예기치 못한 곳에서 중국 은행들을 뒤흔들고 있다.

중국은 알리바바, 텐센트 등 모바일 결제시장이 대형 IT기업 주도로 급격히 성장했다. 하지만 은행과 제휴를 맺은 모바일 결제서비스 기업들이 정작 결제와 관련된 핵심정보는 제공하지 않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모바일 결제액 규모는 지난해 9조3000억위안을 기록하며 최근 몇년 사이 급격한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알리페이, 위쳇페이 등 중국 내 대형 IT기업들의 모바일 결제서비스 이용자 및 이용액은 큰 폭으로 확대되며 지난해 모바일 및 온라인 결제 비중만 전체 시장의 약 17%를 차지했다. 4년 후인 2020년에는 약 30%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알리페이 등 중국 IT기업들의 모바일 결제서비스는 중국의 국영 네트워크인 유니온페이를 거치지 않아 전통적인 카드결제에서 발생하는 가맹점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상점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결제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프라인 카드결제보다 모바일 및 온라인 결제가 더 빠르게 증가하자 지난해 중국 은행들의 수수료 수익은 전년보다 200억달러나 감소했다.

중국에서 IT기업이 모바일 결제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은행 계좌와 연동돼야 한다. 은행들은 당연히 모바일 결제시장이 확대될수록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IT기업들은 상점명, 상점위치 등 결제와 관련된 핵심정보를 은행에 제공하지 않고 회사가 수집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택시예약, 영화예매, 자산관리 상품 등 다양한 상품 및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출시하기 시작했다. 결국 기존 중국 은행들은 IT기업 중심의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뒤늦게 모바일 결제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개발 및 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대형은행들은 중국의 급격한 경제성장 속에서 대기업 중심의 비즈니스에 집중한 반면 소매 영업은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이자율 규제 완화, 경제성장율 둔화에 따른 기업 부도율 상승, 과도한 신용대출로 인한 신규대출 제한 등으로 수익이 계속 악화되자 빅데이터에 기반한 리테일 뱅킹을 새로운 사업모델로 구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박지홍 연구원은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역량 확대가 최우선”이라며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의 사례를 볼 때 향후 국내 금융사들도 관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우선 빅데이터 역량 확대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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