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영향 주식가치 급락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DGB금융그룹이 기업가치 하락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 계열사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를 시발점으로 주식가치가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4년 이후 DGB금융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22일 종가 기준 DGB금융의 한주당 주가는 9170원으로 2014년 3월 말(15400원)보다 약 40%가 감소했다.

지난 2014년 2조6000억원대의 시가총액도 22일 기준 1조5000억원대로 내려 앉아 주주들의 마음을 심난하게 했다.

외국인투자자들도 DGB금융 주식에 대한 관심을 줄였다.

2014년 2월 말 기준 73.08%였던 외국인투자자 주식보유비율은 지난 21일 기준 61.33%를 기록하며, 2년 사이 11.75%포인트가 감소했다.

이러한 DGB금융의 기업가치 하락은 무리한 유상증자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DGB금융은 2015년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이 가운데 700억원을 DGB생명(옛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하는데 썼으며, DGB생명의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지난해 5월과 11월 각각 50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가로 실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과 주주들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계열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DGB금융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성장을 통해 주주신뢰를 회복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부정적인 요소들도 DGB금융의 주가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단 DGB금융의 목표인 2017년 자산 70조원 달성이 힘들어 보인다. 올해 상반기 기준 DGB금융의 자산은 60조원이다. 2017년까지 3개월여 만을 남겨둔 현재, 대규모 인수합병 이슈 없이 자산을 10조원 이상 성장시키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경쟁 지방금융그룹에 비해 수도권 진출도 미미한 상황이다. 대구은행의 상반기 기준 수도권 점포는 4곳으로 박 회장 취임 이후 1곳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JB금융의 전북‧광주은행 등이 수도권에 적극 진출해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과 대조적이다.

신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해외진출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캄보디아 프놈펜은행 인수 과정에서 JB금융에 밀렸으며, 대구은행의 해외 점포도 상반기 기준 1곳에 불과해 확대가 정체됐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 다른 지방은행 대비 떨어진 영업경쟁력을 회복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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