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가 높을 경우 본입찰 포기 가능성 커”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23일인 오늘 우리은행의 과점주주 지분매각 예비입찰 결과 발표를 시작으로 5번째 민영화 시도의 막이 오른다.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가 예금보험공사의 보유 지분 51.06% 가운데 30%를 4~8%씩을 쪼개 파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과 4% 이상 지분 인수시 사외이사 추천권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시하면서 다수의 인수후보가 몰려 흥행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 한화생명, 한앤컴퍼니, IMM PE, 보고펀드 등 금융사 및 산업계, 국내외 사모펀드(PEF) 등 인수후보군의 참여 소식이 이어지며 지난달 24일 우리은행의 매각공고 이후 우리은행 주가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주가 상승은 정부입장에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한 매각가 산정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지만, 반대로 인수자 입장에서는 비용부담이 커져 매각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실제 우리은행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12조7663억원으로 현재까지 지분매각과 배당금으로 회수한 금액은 8조2869억원 수준이다. 즉 투입된 원금회수를 위해서는 주당 1만3000원 이상이 돼야 한다.

그러나 매각가가 주당 1만3000원대까지 치솟을 경우 본입찰 흥행을 점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23일 12시 53분 현재 우리은행 주가는 전일대비 1.79%(200원) 오른 1만1400원에 거래 중으로 지난달 24일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 지속과 은행권 수익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단순히 배당수익만을 생각한다면, 주가가 올라갈수록 같은 수익기대 대비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라며, “인수의향서를 접수했다고 하지만 현재 지분 4% 인수에 약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이 이상 초과할 경우 본입찰에서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분투자가 아닌 주식을 사 차익매매를 노리는 것이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예비입찰에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PEF들도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사외이사 추천권 등이 수익률에 도움이 되지 않고, 지분매입 보다는 차익거래가 수익이 더 날 수 있다는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자칫 우리은행 민영화의 5번째 도전이 또다시 흐지부지 끝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같은 부분들이 부각되자 우리은행의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외려 주가상승을 우려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진다.

결국 오는 11월 예정된 정부의 매각가 설정이 본입찰의 흥행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한편, 우리은행 이광구 행장은 지난 21일 한 박람회에서 주가상승에 따른 투자자들의 입찰 포기 우려에 대해 “투자자들이 최소 3~5년을 내다보고 투자하기 때문에 1000~2000원의 주가 상승이 입찰 참여 여부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며 민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참여자 숫자, 인수희망 지분 수량 등 예비입찰 마감 결과를 발표하고, 실사 기간을 거쳐 11월 본입찰 및 낙찰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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