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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연금투자 국내 몰빵, 이대로 좋은가
[기고] 연금투자 국내 몰빵, 이대로 좋은가
  • 대한금융신문
  • 승인 2016.10.3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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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은퇴연구소 김혜령 과장

▲ 미래에셋은퇴연구소 김혜령 과장

최근 국내 수익률이 좋지 않다며 대안으로 해외투자를 지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른 나라의 경기가 좋아져 주가도 높아질 것이라는 투자전망을 내놓는 이도 있다. 이 같은 투자자들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해외투자에 나서는 경우다.

분명 이런 판단에 따른 해외주식 투자는 단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연금처럼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경우에도 수익률 추구나 경기 전망에 따른 투자가 원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투자전망에 따른 투자보다는 ‘글로벌 분산투자’를 할 때 투자 리스크가 낮아지고 장기적으로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글로벌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실제 증명하는 사례로 예일대(Yale University) 기금을 꼽을 수 있다. 1985년부터 예일대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고 있는 데이비드 스웬슨(David F. Swensen)이 이끈 예일대 기금은 지난 30년간 연평균 13.9%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글로벌 경기가 부침을 겪었던 최근 10년 동안에도 예일대 기금의 규모는 152억달러(약 17조원)에서 256억달러(약 30조원)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스웬슨은 해외투자에 대해 현명한 투자자는 분산투자를 추구하지, 성과를 추종하는 방편으로 해외주식을 활용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연금저축펀드는 순자산 가운데 국내자산이 80%, 해외자산이 20%를 차지하고 있다. 자산군별로 떼어놓고 봐도 마찬가지다. 주식(주식형 및 주식혼합형 펀드) 가운데 국내가 79%, 해외는 21%를 차지한다. 채권에서도 국내와 해외의 비중이 주식의 경우와 같았다.

행동경제학에서는 해외투자가 적은 것이 일반인들의 ‘자국편향’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우리는 낯선 것보다 자꾸 접하는 것, 익숙한 것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잘 모르는 해외시장보다 익숙한 국내시장을 더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또 연금저축펀드 가운데 해외주식만 보면 3분의 1 이상이 단일국가인 중국에 투자되고 있다. 그 결과 중국주식이 신흥국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한다. 선진국에 투자하는 펀드(34.0%)를 통틀어도 중국펀드의 비중에 미치지 못한다. 북미주식 비중은 2.6%에 불과하다는 점과도 대비된다.

중국주식의 비중이 높은 점 역시 사람이 가진 편향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에게 중국은 지리적으로 역사적으로도 가까운 나라다. 따라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해외 여러 나라 가운데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중국을 선호하는 편향을 가질 수 있다.

해외투자를 하더라도 어느 단일 국가의 비중이 너무 커지면 분산투자 효과는 줄어든다. 그 나라의 주식시장이 한꺼번에 추락하는 상황이라도 오면 전체 연금자산의 성과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연금저축처럼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운용할 때 안정적인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수익률, 서로 다른 움직임을 가진 자산에 대한 분산투자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아시아·유럽·북미 등 ‘지역별 분산투자’가 중요하다.

분산투자 대상은 이것만이 아니다. 주식·채권·부동산·대체투자 등 ‘자산군 간 분산투자’, 주식이라는 자산군 내에도 성장주·가치주·배당주와 같은 ‘자산군 내 분산투자’를 실행해야 한다. 안정적인 연금자산 운용을 위해서는 이렇게 3중으로 철저하게 분산투자 한다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데이비드 스웬슨이 분산투자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장기투자를 실현한 사실을 떠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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