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막걸리 ‘문희’로 전통주 업계서 급부상
찾아오는 양조장 선정 등 부드러운 마케팅 강화

   
▲ 문경주조에서 생산하고 있는 프리미엄 막걸리 ‘문희’의 발효실 전경. 항아리에서 100일 동안 숙성시킨 뒤 출고된다.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다섯 가지 맛이 나는 오미자가 최근 전통주 시장에서 중요한 재료로 급부상하고 있다. 오미자를 이용한 와인, 오미자 수제맥주 등이 개발되고, 오미자를 막걸리의 부재료로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전국 생산량의 절반 정도가 나는 문경은 오미자의 고장답게 다양한 시도를 통해 전통주의 범위와 맛의 세계를 넓히고 있다.

그 중에 프리미엄 막걸리를 생산하는 문경주조는 오미자를 이용한 막걸리와 청주(주세법 상 약주)를 생산하면서 전통주 업계에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술도가로 자리하고 있다.

문경주조의 홍승희 사장은 양조장 업계에 몇 안 되는 여 사장이다. 강원도 횡성에서 막걸리 유통을 하다가 제대로 된 막걸리를 빚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문경주조를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지역 특산물인 오미자를 눈여겨 본 홍 사장은 지역 막걸리를 오미자로 빚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 결과 문경주조는 과실이 첨가된 막걸리 1호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문경주조에서 생산하는 오미자생막걸리의 주재료는 국내산 쌀과 오미자이다. 판매가 2000원이라는 낮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홍 사장은 묵은 쌀이나 수입산 쌀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유는 묵은 쌀은 밥을 지어도 맛이 없는데, 술은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그래서 2013년 이래 고집스럽게 그 해 생산된 쌀로 술을 빚고 있으며, 1일 생산량은 대략 4000병 정도라고 한다. 이와 함께 생산하고 있는 프리미엄 막걸리 ‘문희’는 문경주조를 새롭게 떠오르는 전통주의 강자로 만든 상품이기도 하다. 문경의 옛이름을 브랜드로 삼은 문희는 덧술을 두 번 하는 3양주 방식으로 만들어지며, 총 100일 동안 발효 숙성되는 전통주 제조법을 따르고 있다.

밑술은 멥쌀로 빚어 3일간 숙성하고 1차 덧술은 찹쌀로 지어 2주 동안 발효시키고 이후 찹쌀로 2차 덧술을 해서 90일에서 100일 정도를 저온 숙성을 한다. 1~2주일에 걸쳐 발효와 숙성을 마치는 일반 막걸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생산공정이다.

특히 문희를 숙성시키는 발효실 항아리는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상주 옹기장인 정대희 선생의 작품으로 개당 가격이 150만원을 넘어서는 고가의 제품이다. 그런데 이 항아리는 돈만 있다고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어서 홍 사장이 좋은 술을 빚기 위해 삼고초려 끝에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 문경주조에서 생산하고 있는 프리미엄 막걸리 ‘문희’와 프리미엄 약주 ‘문희주’.

문희는 찹쌀과 전통누룩만으로 빚은 버전과 오미자를 넣은 오미자 버전 두 종류가 있다. 알코올 도수는 13도이며, 찹쌀 버전의 문희의 첫맛은 단맛이다. 그리고 뒤 이어 약간의 산미와 함께 묵직한 알코올의 쓴맛이 뒤따라온다.

문희의 오미자 버전은 찹쌀 버전에 비해 산미가 도드라진다. 오미자의 산미가 제대로 술에 담아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찹쌀 버전이 여성에게 쉽게 다가간다면, 오미자 버전은 쓴술 좋아하는 남성들도 즐기기에 충분한, 균형 잡힌 맛을 가진다.

한편 최근 발표된 청주(주세법상 약주) ‘문희주’는 3양주 문희를 자연 침전시켜 맑은 부분만 걸러낸 술로 단맛과 부드러움이 맛의 중심이다. 과일향을 짙게 내는 문희주는 행사용 건배주 등으로 제격인 술로 보인다.

문경주조의 홍 사장은 앞으로 스파클링 막걸리와 송명섭 막걸리와 같은 무첨가 막걸리를 출시할 예정이다.

스파클링 막걸리는 복순도가와는 달리 맑은 약주 스타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의 술철학을 잇는 새로운 라인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송명섭류는 그동안 고려하지 않았던 남성들을 겨냥한 술로 생각된다. 단맛보다는 묵직한 알코올감과 드라이한 목넘김을 즐기는 남성 술꾼들은 이 술의 맛을 기대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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