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영등포구 현대카드 본사 1층에 설치된 ‘통곡의 벽’. 직원들은 60여개에 달하는 TV화면을 통해 고객들의 불만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총 8개사 중 7곳 고객패널제도 운영
불만요소 및 제안 경영 전반에 활용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고객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상품 및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카드사들이 늘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가 올해 고객패널제도를 실시한데 이어 하나카드도 내년 시행을 목표로 고객패널을 모집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8개 전업계 카드사 중 고객패널제도를 운영 중인 카드사는 7개로 늘었다.

하나카드는 내년 1월부터 10월까지 자사의 상품과 서비스, 이미지의 질적 향상을 도와줄 고객패널 1기를 모집 중이다. 고객패널은 매달 제시된 주제에 대한 활동보고서를 제출하고, 이를 토대로 아이디어 제안 및 토론을 진행한다.

이번 고객패널제도 시행은 통합 하나카드 출범 이후 영업력 강화를 추진 중인 하나카드가 고객 의견을 파악해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카드 정수진 사장 역시 올 초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전사적 노력을 다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한 바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고객중심경영을 실천하고자 고객패널제도를 운영하게 됐다. 고객의 작은 의견 하나까지 반영해 상품과 서비스 개선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카드도 지난 4월 처음으로 고객패널제도를 시행했다. 우리카드는 20~40대 남녀 10명을 고객패널로 선발해 6개월간 제도를 운영, 고객서비스 수준 전반을 평가하고 개선안을 도출했다.

카드업계에서 가장 먼저 고객패널제도를 도입한 곳은 신한카드다. 신한카드는 지난 2002년부터 업계 전문가로 구성된 ‘소비자보호자문단’과 고객이 참여하는 ‘서포터즈 패널’, 외부 리서치업체를 활용한 ‘온라인 패널’을 운영 중이다.

신한카드는 제도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소비자보호자문위원을 기존 CS협회뿐 아니라 한국소비자원, 금융소비자원에서 신규선임하고, 서포터즈 패널의 활동범위를 신상품 사전 점검 및 민원평가 배심원으로 확대했다. 온라인 패널도 50만명으로 늘려 신상품·서비스 사용 경험 및 불만요소 타깃팅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BC카드도 2008년부터 고객패널제도를 운영 중이다. BC카드는 주부, 학생, 직장인으로 구성된 40명의 고객패널을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이원화 운영함으로써 신속한 의사결정 및 의견 수렴이 가능하도록 했다. BC카드는 지금까지 80여건이 넘는 아이디어를 상품과 서비스, 마케팅에 반영했다. 올 상반기 선보인 지역특화카드 ‘용인시민카드’ 역시 고객의 의견을 수렴해 만들어졌다.

이외에 KB국민카드는 고객자문단을 운영하는 동시에 모바일 설문시스템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 등에 대한 고객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삼성카드는 CEO와 임직원, 전문 자문위원과 고객패널이 함께 활동하는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신상품과 서비스 사전 기획 단계에 고객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실제 롯데카드는 고객패널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활용해 고객 맞춤형 카드추천 서비스인 ‘토핑’을 출시하고, 카드센터 서비스품질 및 ARS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성과를 거뒀다.

고객패널제도가 없는 현대카드는 ‘임직원 모두가 고객의 불만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확인하고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정태영 사장의 주문을 반영해 서울 여의도 본사 1층 로비에 일명 ‘통곡의 벽’이라 불리는 조형물을 설치했다. 직원들은 홈페이지와 콜센터에 제기된 불만들이 쉴 새 없이 쏟아지는 TV화면을 통해 고객의 불만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진정한 고객중심경영은 내부 의견뿐 아니라 고객들의 입장을 귀담아 듣는 것에서 출발한다”며 “고객의 의견을 바탕으로 민원 발생률을 줄이고 만족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통경영을 펼치는 카드사들이 늘어난 가운데 업계 전반적인 민원건수도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BC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의 민원 건수는 총 2700건으로 지난해 상반기(3415건)보다 20.9% 줄었다. 민원이 가장 줄어든 카드사는 하나카드로, 전년동기대비 민원건수가 44.5%나 감소했으며 삼성카드(39.1%), KB국민카드(31.0%), 롯데카드(27.5%)가 뒤이어 민원이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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