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보험사 위험보험료 대 사망보험금 비율 추이(단위: %).[자료: 각 사]

<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생명보험사들의 언더라이팅(계약인수심사) 기준 완화에 따라 최근 1년 사이 사망이나 사고로 지급된 보험금의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회사의 경우 최근 논란이 장기화되고 있는 자살보험금 지급이 일시적인 지급 보험금 증가로 이어졌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NH농협생명, 신한생명, 동양생명, ING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8개 주요 생보사의 올 3분기 ‘지급보험료 대 사망보험금 비율’은 평균 85.41%로 전년 동기 85.07%에 비해 0.34%포인트 상승했다.

위험보험료 대 사망보험금 비율은 가입자에게 지급할 보험금의 재원이 되는 위험보험료 중 가입자 사망, 질병, 상해 등으로 지급된 사고보험금의 비중이다. 최근 1년을 기준으로 한 일종의 보험금 지급 손해율로, 이 비율이 100%를 넘어가면 사차(위험률차)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이 기간 상위 4개 대형사 중 3곳의 비율이 상승한 반면, 하위 4개 중형사 중 3곳의 비율은 하락해 회사의 규모에 따라 대조를 이뤘다.

해당 비율은 언더라이팅 수위와 연관된 것으로, 전반적인 심사 기준 완화가 지급 보험금 비중 증가로 이어졌다는 게 보험업계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위험보험료 대 사망보험금 비율에는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지만, 기본적으로 언더라이팅을 깐깐하게 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언더라이팅을 보수적으로 할 경우 상대적으로 건강 상태가 양호한 우량 고객이 많이 유입되기 때문에 비율이 낮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다른 회사 관계자는 “보험 가입 후 1~2년 안에 사망하거나 다치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에 최근 수년 또는 수십년간 누적된 언더라이팅 기조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상승폭이 가장 큰 곳은 ING생명으로, 82.36%에서 87.7%로 5.34%포인트나 뛰었다. 삼성생명은 77.56%에서 80.93%로 3.37%포인트 상승해 뒤를 이었다.

ING생명의 경우 올 들어 자살 관련 재해사망특약 보험금 840억여원을 지급한 점이 수치에 반영됐다. ING생명은 지난 6월 관련 생보사 중 처음으로 청구권 소멸시효와 관계없이 보험금을 전액 지급키로 한 바 있다.

ING생명 관계자는 “지급 보험금과 지급 준비금 증가로 비율이 상승했다”며 “특히 자살보험금 지급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비율이 가장 낮은 교보생명은 79.27%에서 79.76%로 0.49%포인트, 가장 높은 농협생명은 94.04%에서 94.43%로 0.39%포인트 올랐다.

반면 신한생명의 비율은 94.21%에서 90.33%로 3.88%포인트 낮아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한화생명은 대형사 중 유일하게 83.98%에서 81.56%로 2.42%포인트 비율이 하락했다.

동양생명은 80.81%에서 80.32%로 0.49%포인트, 미래에셋생명은 88.35%에서 88.27%로 0.08%포인트 비율이 낮아졌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손해율이 높은 상품의 판매를 중지하고, 고위험담보에 대한 인수 기준을 강화한 점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