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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수장 워딩분석] 은행도 '각자도생'해야 할 2016년 세밑
김승호 편집위원  |  skylink9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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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11  14: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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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행장 내우외환 등 불확실성 커진 사회 우려
12월 조회서 ‘디지털 강화’와 ‘커뮤니티 협업’ 주문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비선실세에 의한 국정농단과 무능력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까지, 정치는 가을에서 겨울로 이어지는 시기 동안 빠져나올 수 없는 늪에라도 빠진 듯,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계제로’ 상태에 놓였다.

숫자로 보는 경제는 암울하기만 하다. 해운과 조선업이 깊은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수출과 내수 모두 꽁꽁 얼어붙었다. 2년 연속 무역 총교역액은 1조달러에 못 미쳤고 실업률은 올해 3.7%에 이어 내년에는 3.9%로 2001년 이래 최고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당연히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2%대로 묶여 있으며, 그 예측치도 시간이 흐를수록 낮춰질 것으로 보인다. 온통 부정적인 전망과 예측만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일 것이다. “최근 대내외 경영환경은 각자도생과 내우외환의 표현을 써야할 만큼 불확실성이 큰 시기입니다.” 신한은행 조용병 행장이 이달 초 월례회의에서 한 말이다.

물론 국내은행들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4년 6개월 만에 최고 실적이다. 3조2000억원의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조9000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그런데 은행들은 웃을 수가 없다. 이유는 조 행장의 조회사에 담겨 있다. 금융권이 ‘용쟁호투’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탄핵정국이 어떻게 결론 내려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코리아리스크가 커지면 커졌지 줄 가능성은 없는 상황에다 행정부와 의회의 대결은 사상 최고의 갈등을 보이고 있다.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 등 해외 이슈도 만만치 않은데, 국내 문제가 위험을 더 키우고 있는 형국이니 현재의 실적에 웃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어떤 요인이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인 ‘가계부채’ 문제로 이어질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각자도생(各自圖生)’, “스스로 알아서 자신의 살아갈 바를 찾는다”는 뜻이다. 이 한자어는 중국문헌에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외려 <조선왕조실록>에 4차례 등장하는 등 우리 쪽 문헌에서 찾을 수 있는 단어라고 한다. 그런데 실록에 이 단어가 등장하는 시기는 공교롭게도 조선이 국난에 처해있을 때이다. 임진왜란, 정묘호란, 구한말 등 절체절명의 위기국면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전란에 휩싸이거나 연이은 흉년, 내지는 세월호와 같은 배의 침몰 등. 리더십이 바로 서지 못하고 흔들리는 시기에 백성들은 각자 자신의 살길을 찾아나서야 했던 것이다. 2016년 세밑, 우리 국민들이 자신의 처지를 각자 알아서 살펴야하듯이 말이다.

조용병 행장이 이러한 역사성을 배경으로 이 단어를 사용하진 않았을 것이다.

‘각자도생’이라는 단어는 리더가 주로 쓰는 단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각자도생의 상황은 권력의 진공에서 비롯된다. 지도자의 실수로 권력이 진공상태에 빠질 경우, 현재의 대통령처럼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이 단어는 상황을 설명하고, 위기의식을 상기시키는 용도로서 사용될 뿐이다.

조 행장도 현재의 엄중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이 단어를 차용한 것이다. 정치권력의 진공 때문에 지향점도 나침반도 잃은 상황이지만 개별기업이라도 챙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래서 조 행장이 꺼내든 지향점과 나침반은 ‘커뮤니티 협업’과 ‘디지털’이었다. 오프라인에선 영업점의 협업을 이끌어내고 온라인에선 디지털혁명을 차질 없이 진행시키자는 것이다. 그러면 ‘용쟁호투’하는 금융시장에서 협력을 통한 지속적 생존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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