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손해보험사 사업비율 추이(단위: %).[자료: 각 사]

<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손해율 하락에 힘입어 올해 누적 순이익이 1조7000억원을 넘어선 손해보험업계 빅(Big)4가 졸라맸던 허리띠를 다시 풀면서 사업비율이 최근 3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보 등 국내 상위 4개 손보사의 올 1~3분기(1~9월) 평균 사업비율은 18.34%로 전년 동기 17.77%에 비해 0.57%포인트 상승했다.

사업비율은 보험 가입자로부터 받은 보험료 중 보험설계사에게 지급한 수당 등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사업비율에 손해율을 더한 합산비율이 100%를 초과하면 보험영업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2014년 같은 기간 17.75%에서 1년 새 0.02%포인트 뛰는데 그쳤던 사업비율 상승폭이 30배 가까이 커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삼성화재를 제외한 3개 회사의 사업비율이 하락한 반면, 올해는 4개 회사의수치가 일제히 상승했다.

현대해상의 사업비율은 17.5%에서 18.67%로 1.16%포인트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는 4대 대형사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동부화재는 16.96%에서 17.73%로 0.77%포인트, 삼성화재는 18.33%에서 18.6%로 0.27%포인트 사업비율이 뛰었다.

KB손보의 사업비율은 18.27%에서 18.34%로 0.07%포인트 올라 상승폭이 가장 작았다.

이 같은 사업비율 흐름에 대해 각 회사는 자회사 합병과 특정 상품군 판매 비중 확대 등을 이유로 들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온라인 전업 자회사 현대하이카다이렉트와의 합병 이후 사업비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장기보험 중 보장성보험 판매 비중 확대에 따른 추가 상각으로 사업비율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일반‧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 등으로 가파른 실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손보사들이 졸라맸던 허리띠를 다시 푼 결과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손해율 하락세에 의존해 설계사 수당 등 필수 지출 비용 외에 감축 또는 절약이 가능한 비용 절감에 소홀했다는 얘기다. 매년 증가하는 매출 규모에도 불구하고 사업비율이 들쭉날쭉 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계약 증가에 따른 자연 상승분이라는 견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4대 대형 손보사의 올 1~3분기 개별 기준 합산 순이익은 1조7504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4286억원에 비해 3218억원(22.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평균 손해율은 85.97%에서 83.62%로 2.35%포인트 하락했다. KB손보의 경우 87.66%에서 83.57%로 4.09%포인트나 수치가 낮아졌다.

KB손보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 손해율이 하락한 데 힘입어 가시적인 개선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해당 기간 사업비율 동반 상승으로 합산비율 하락폭은 손해율 하락폭에 미치지 못했다.

이들 회사의 평균 합산비율은 103.73%에서 101.96%로 1.77%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쳤다.

현대해상의 합산비율은 103.99%에서 103.02%로 0.97%포인트 낮아져 손해율 하락폭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동부화재의 합산비율 역시 102.71%에서 101.79%로 0.92%포인트 떨어져 하락폭이 손해율의 절반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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