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비중 ‘32% 정체 벽’ 뚫을 전환계기 마련

단기 손해율악화 감수, 장기 수익기반 마련 기대
車 온라인고객 기반 장기·보장성 고객 확보 복안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삼성화재가 깜짝 발표를 통한 자동차보험료 인하로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개인용 온라인 자동차보험 인하율을 3.8%로 파격적으로 낮췄다는 점이다.

오프라인 자동차보험에 비해 평균 15~17% 저렴한 다이렉트(온라인) 자동차보험의 인하폭을 이같이 확대한 것은 자칫 손해율을 높일 수 있어 회사로서도 모험이지만, 올해 들어 주춤한 온라인 자동차보험의 정체기를 돌파하기 위한 삼성화재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 온라인에 집중한 비중 확대 총력…“정체 전환점 노린다”
삼성화재는 오는 31일부터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3% 인하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평균 2.5% 인상한 이후 8개월 만의 깜짝 인하로, 인상을 통해 전체 보험료가 커진 상태에서의 인하기 때문에 사실상 인하 폭이 지난 인상폭 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용 2.7%, 업무용 1.6%, 영업용 0.4%가 인하되며, 특히 90% 가량을 차지하는 개인용 자동차보험은 온라인에서 3.8%, 오프라인은 1.9% 보험료를 인하한다.

더욱이 삼성화재는 보험료 인하와 함께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에 지급하는 자동차보험 판매 수수료도 낮췄다. 사업비를 다소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판매 유인이 줄기 때문에 매출도 줄게 된다. 즉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오프라인 비중을 줄이고 온라인에 집중해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성화재의 온라인 시장 독식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경쟁사들이 새로운 특약을 내세우며 보험료를 인하해 경쟁력을 높이고 점유율을 올리는 사이 1위사인 삼성화재의 움직임이 없어 의아하던 차”라며 “이 같은 파격적인 인하는 온라인 시장 전체를 독식하겠다는 움직임으로, 다른 경쟁사들이 인하 움직임에 따라 나설 경우 온라인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삼성화재 관계자는 “이미 온라인 비중이 많이 늘어난 상태로 여기서 급속히 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사실상 정체 상태에 있는 온라인 비중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환점 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 온라인 비중 32% 마의 벽 뚫을까

   
 

실제 삼성화재를 제외한 빅4 손보사들의 올해 1월 대비 연말 온라인 자동차보험 비중이 늘어난데 비해 삼성화재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현대해상의 경우 1월 18.7%이던 온라인 비중은 10월 말 19.2%로 0.5%포인트 증가했다. 동부화재는 31.5%에서 11월 말(가마감) 33.4%로 1.9%포인트 늘었으며, KB손보도 1월 10.6%였던 온라인 비중을 11월 말(가마감) 13.3%로 2.7%포인트 끌어올렸다.

반면 삼성화재는 지난해 12월 30.2%로 온라인 비중이 30%를 돌파한 이후 올해 1월 32.4%로 확대됐으나 이후 31% 내외에서 움직이다 올해 11월 말에는 1월보다 낮은 32%에 그쳤다.

앞서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이 6세 이하 아동이나 태아가 있는 계약자의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특약 등을 선보이며 점유율을 늘린 것도 한몫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이번 보험료 인하를 통해 비중이 어느 정도 늘어날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현재 가장 활발한 영국의 경우도 40% 수준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최대치를 그 정도 수준으로 보고 다방면을 통해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손해율 감안, 장기적 관점에서 비중 늘린다

단 온라인은 오프라인 대비 가격이 저렴하기 온라인 비중을 늘릴 경우 전체적으로 거둬들이는 보험료도 줄게 된다. 온라인 비중이 2% 정도 늘어나게 되면 건수로는 5% 정도 늘어야 보험료가 이전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출 수 있다. 즉 신규 유입 없이 오프라인이 온라인으로 이동할 경우 원수보험료 감소로 인해 손해율이 더욱 커질 수 있는 부담이 있다.

   
 

삼성화재의 올해 10월까지 누적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로, 100%보다 높으면 손해, 낮으면 이익이 났다는 의미다)은 98.4%로 100%보다는 낮지만 100%에 가까운 수준이다. 별다른 이익이 나지 않는 상태기 때문에 손해율이 나빠질 경우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화재가 이같이 온라인 비중을 늘리려는 것은 단기적 관점에서의 온라인 시장 선점보다는 보다 먼 관점에서의 수익기반 마련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자동차보험 갱신 시 설계사에게는 추가적인 수수료가 나가는 것과 달리 온라인은 초기 시스템 마련 등에 드는 사업비 이외 갱신에 따른 추가 비용(사업비)이 들지 않기 때문에 규모가 커질수록 이익은 늘게 된다. GA에 대한 수수료 축소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또한 장기적 관점에서 자동차보험 뿐 아니라 온라인보험 자체에 대한 확대 역시 염두에 두고 있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통적으로 자동차보험은 손보사에 수익보다는 ‘미끼상품’의 개념으로 자리해 왔다. 설계사 채널에서 비교적 판매가 손쉬운 자동차보험을 통해 다른 장기보험 등으로 판매를 확대하는 전략인데, 이를 온라인으로 끌여와 자동차보험으로 온라인에 익숙해진 고객군을 대상으로 장기 보장성보험으로 전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

실제 삼성화재는 최근 온라인 장기보험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이후 이를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는 “온라인 시장으로의 전환은 큰 흐름이지만 자동차보험의 고질적 문제인 높은 손해율로 인해 중소사와 대형사의 갭은 이미 큰 상태”라며 “여기에 가격 경쟁까지 더해질 경우 또다시 손해율 악화와 보험료 인상이라는 악순환의 고리에 접어들 수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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