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에 연루돼 최대 2800억원대 손실을 입게 된 동양생명의 구한서 사장<사진>은 4일 “최대한의 채권 회수를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철저히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구한서 사장은 이날 서울 청진동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번 일로 고객과 투자자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육류담보대출 피해와 관련해 구 사장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실 규모가 정확히 집계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태가 확산되자 이를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양생명은 최근 육류담보대출 관리 과정에서 담보물 창고 검사 중 부분적으로 담보물에 문제가 발견했다. 관련 업자들이 담보증상의 담보물을 허위 기재하는 방식으로 사기 대출을 받았으나, 담보물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과 함께 담보물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동양생명은 일부 대출 차주가 담보물에 이중담보를 설정하는 등의 사실을 파악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육류담보대출 총액 3803억원이며, 이 중 연체금액은 2837억원(75%)이다.

이는 지난해 1~3분기(1~9월) 연결(지배주주 지분) 순이익 2221억원을 600억원 이상 웃도는 금액으로, 한 해 벌어들인 순이익을 한꺼번에 날릴 위기에 놓인 셈이다.

연체 기간별 금액은 1개월 이상~3개월 미만이 254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3개월 이상~4개월 미만은 219억원, 1개월 미만은 75억원이었다.

구 사장은 보험계약자와 주주들의 혼란을 의식한 듯 대출 피해로 인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해명에 주력했다.

구 사장은 “어느 정도의 손실은 예상되지만 최근 회사의 체력을 봤을 때 재무건전성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현재의 회사의 체력으로 볼 때 이번 피해로 예상되는 손실액은 충분히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피해는 계약자들에게는 아무런 영향이 없으며, 고객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동양생명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육류담보대출사업 전반을 재점검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구 사장은 “육류담보대출의 대출 신청, 자금 집행, 사후 관리 등 전 과정을 재점검하겠다”며 “문제점을 발견한 만큼 재발 방지 대책을 철저히 수립하고, 리스크 관리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어 “실시간으로 관리가 가능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한 조치를 진행해왔다”며 “대출과 관련된 모든 영역에서 통제가 가능한 범위 내 조절이 가능하도록 설계하고, 충분한 협의와 검토를 거쳐 통제가 가능한 상품은 지속적으로 취급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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