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상임감사위원 3석 모두 관료출신 추천
12일 임시주총서 최종선임 결정, 노조 성명준비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한국거래소가 사외이사 등의 영입을 놓고 정찬우 이사장에 이어 또다시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현재 공석인 비상임(사외)이사 2명과 상임감사위원직에 대한 후임자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거래소 정관상 임원은 모두 이사장과 동일하게 이사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 추천을 거쳐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선임이 결정된다.

후추위를 통해 추천된 인물들로는 현 업계대표 비상임이사인 NH투자증권 김원규 대표를 대신할 후보로 전병조 KB증권 대표가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익대표 비상임이사와 상임감사위원에 박중문 전 부산시 인재개발원장과 홍동호 전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관리관 및 주일 한국대사관 경제공사가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병조 KB증권 대표는 NH투자증권 IB본부, KDB대우증권 IB부문 전무, 대우증권 IB부문 대표 부사장을 거쳐 2014년부터 KB투자증권 대표를 맡아왔으나, 2008년 업계에 발을 들이기 전ᄁᆞ지 재정경제원과 해양수산부, 기재부 본부국장 등을 거친 공무원 출신이다.

홍동호 전 정책조정관리관은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동 대학원 행정학을 전공하고 행시 27기로 공직에 입문해 경제기획원, 재정경제원,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등 주요 부처를 거친 정통 경제 관료로 꼽힌다.

여기에 거래소 본사가 위치한 부산시 소속 공무원 출신 등 새로 영입되는 임원 모두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관피아 논란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본래부터 거래소 감사 자리는 금융권 고위공직자 출신이 독식하던 자리였다. 2014년 세월호 사태 이후 정부가 이 같은 관행을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현재 정치권 출신인 권영상 상임감사위원으로 채워졌지만, 지난해 관피아 회전문으로 통했던 금융협회장 인사가 모두 민간출신으로 채워진 것과도 비견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당국 및 거래소, 정찬우 이사장이 일성과제로 꼽는 민영화 추진에 맞춰 자본시장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해도 모자랄 판에 관료출신으로 임원을 채우는 것은 민영화 의지와 맞지 않는 처사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들은 오는 12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정식 선임된다.

한편, 거래소 노조는 추천위 심사 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지적이다.

거래소 이동기 노조위원장은 “오는 12일 주총을 통해 새로운 임원들이 선임되는데, (후보)추천위 기간이 워낙 짧아 취업심사 승인이 난건지도 모르겠다”며 “거래소가 또다시 낙하산 논란에 휩싸이게 된데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관계를 따져 현재 성명서를 제작하고 있으며, 향후 투쟁수위를 논의하는 등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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