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정동력 상실 및 리스크 최소화 전략 이어져

우리銀‧신한금융, 차기 CEO 외부출신 배제 원칙 확고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은행권에 내부출신 CEO 선임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은행과 신한금융그룹은 차기 CEO에 내부인사 중용 방침을 밝혔고,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임에도 세번 연속 내부출신 CEO를 배출해냈다. KEB하나은행과 국민은행, 주요 지방은행도 내부출신들이 CEO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의 국정동력 상실과 CEO 승계시 리스크 최소화 전략이 맞물리면서 은행권에 외풍이 자취를 감추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과점주주매각 방식으로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은 지난 4일 이사회와 이사회 내 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하고 차기 은행장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 및 이사회 운영위원회 위원장으로 노성태 사외이사가 선임됐으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위원장은 장동우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이날 임추위는 곧바로 회의를 개최하고 이광구 우리은행장 임기 만료(3월 24일)에 대비한 은행장 및 상임감사위원 후보 추천 절차에 돌입했다.

특히 우리은행 임추위가 차기 CEO의 자격으로 가장 강조한 부분은 바로 ‘내부출신’이다.

위원들은 민영화 이후 조직 안정화를 위해 외부공모를 배제하고 우리은행, 우리금융지주 및 계열사의 5년 이내 전현직 임원을 대상으로 CEO 후보를 선정키로 했다. 우리은행 부행장급 이상, 우리금융지주는 부사장 이상, 계열회사는 대표이사를 지원자격 후보군으로 한정했다.

이에 따라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동건 그룹장, 정화영 중국법인장, 김양진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만약 차기 은행장이 내부출신으로 선임되면 우리은행은 이종휘 전 은행장, 이순우 전 은행장, 이광구 현 은행장에 이어 네번 연속 내부출신 CEO를 배출하게 된다.

신한금융도 한동우 회장의 임기만료를 맞아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서 회추위 위원들은 대표이사 회장후보 추천 절차, 회의일정 및 후보군 심의기준 등 회의 운영과 관련된 내용을 논의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차기 회장 자리를 두고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각축전을 예상하고 있다. 또한 이병찬 신한생명보험 사장,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등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CEO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는 신한금융이 외부인사를 CEO로 불러들일 가능성은 앞으로도 ‘제로(0)’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내부출신 CEO 선임을 전통으로 만들고 있는 모양새다.

국책은행으로서는 드물게 조준희 전 행장, 권선주 전 행장에 이어 김도진 은행장이라는 내부출신 선임에 성공했다. 현재 이동걸 산업은행장과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이 외부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특히 더 눈에 띈다.

KEB하나은행도 내부출신 함영주 은행장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확고한 관계를 통해 아래 은행을 안정시키고 있으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겸 국민은행장도 내부출신으로 과거 외부출신 CEO들의 알력다툼으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성세환 부산은행장, 손교덕 경남은행장, 박인규 대구은행장 등 주요 지방은행장들도 내부출신으로 은행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외부출신보다 내부출신 CEO의 경쟁력이 더 강하고, CEO 승계 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진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외풍에 의해 CEO가 선임되기 보다는 내부출신이 CEO에 선임되는 것이 전통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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