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대출심사 강화에 고객 쏠림현상 심화

중금리대출·공격적 영업으로 증가세 지속 예상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저축은행에서 대출받은 고객 수가 200만명 돌파 ‘초읽기’에 돌입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가계대출 심사를 강화하면서 저축은행 대출자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저축은행 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린 고객은 172만2248명으로 2015년 4분기보다 13.12%(19만9806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저축은행 대출 거래자수는 지난 2002년(183만6232명) 이후 14년 만의 최대치다.

저축은행 대출 거래자수는 2002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정체돼 왔다. 2003년 163만명, 2005년 134만명, 2006년 111만명으로 감소했으며 2007년 88만명을 기록하면서 100만명 벽이 허물어졌다. 이후 3년간 80만명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0년 103만명으로 100만명 대를 다시 회복했으며, 증가세를 이어가게 된다.

특히 최근 3년간을 보면 2014년 126만명에서 2015년 152만명, 2016년 9월 172만명까지 증가하면서 증가 속도를 올리고 있다.

거래자수 증가에 따라 저축은행 대출액도 늘고 있다. 저축은행 대출액은 2014년 3조486억원에서 2015년 3조2203억원, 지난해 3분기에는 3조3804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대출 거래자수와 대출액 증가에 업계는 크게 두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우선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권의 대출심사를 강화하면서 2금융권 대출 쏠림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실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실시하고 13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관리에 나선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은행권 대출심사에서 탈락한 고객 일부가 저축은행으로 유입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또한 저축은행 차원의 대출 증가를 위한 중금리대출 상품 개발도 거래자수와 대출증가의 이유로 꼽힌다.

그동안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에서 쉽게 확대하지 못했던 중금리대출 상품을 적극 확대하며 고객 유치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 하반기 정부가 중금리 정책상품인 사잇돌Ⅰ·Ⅱ를 출시해 저축은행 중금리대출 판매를 지원했고, 저축은행별로도 SBI저축은행 ‘사이다’, 웰컴저축은행 ‘텐’ 등의 중금리 대출상품을 출시해 꾸준히 성과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모바일 등 비대면채널에서 가입이 편리한 중금리 상품을 출시하면서 관련 실적이 크게 상승했다”며 “대출모집인을 통한 공격적인 영업도 저축은행 거래자수를 늘리는데 도움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러한 실적 증대 속에 고금리를 이용할 필요가 없는 고객이 대출을 받거나, 무리하게 대출을 받는 등 피해자가 속출할 수 있어 금융당국의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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