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P2P대출시장이 급성장하며 기존 금융회사들도 P2P라는 새로운 금융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부업으로 분류되는 P2P대출시장에 시중은행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란 쉽지 않은 결정이다.

신생 P2P스타트업인 ‘펀디드’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난해 4월 국내 4대 금융지주인 KB금융그룹의 KB스타터스밸리로 선정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펀디드 최현중 대표는 KB의 적극적인 지원이 안전한 투자환경을 구축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고 말한다.

◆KB계열사와 협업 통해 투자자 보호 장치 강화

펀디드 최현중 대표


“펀디드의 슬로건이 ‘금융에 안전을 더하다’인 만큼 KB금융과 시너지를 내며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P2P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신생 스타트업이 기존 금융사와 협업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죠.

KB금융지주에서 적극적으로 어떤 계열사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알아본 후 그에 맞는 업무를 적기 적소에 배치해줌으로써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협업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펀디드는 KB금융그룹의 핀테크 육성기업으로 지난해 11월 KB신용정보와 채권추심서비스 제휴를 맺고 대출자가 30일 이상 연체를 하면 KB신용정보가 추심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담직원을 배치해 연체 채권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KB손해보험과는 대출자가 상환능력을 상실할 경우 투자자의 원금을 보호해주는 상환면제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P2P대출업계에서는 최초로 시도되는 상품으로 대출자가 사고로 사망하거나 상해후유장애가 50%를 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펀디드가 납입한 보험금으로 대출자의 채무를 우선 상환해 투자자의 원금을 보호해준다.

이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아닌 단순한 채권 부도 시에는 ‘펀디드 케어’ 서비스를 통해 투자자의 원금을 보호하고 있다. 투자자가 펀디드 케어에 가입하면 부도가 발생해도 원금에 해당하는 부분을 보호받을 수 있으며 원금은 충당금과 예상부도금의 비율에 따라 탄력적으로 지급된다. 현재는 베타테스트 기간으로 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저희는 금융거래 전 과정에 안전장치를 두는 것을 지향점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2월 P2P업계 유일하게 비대면 본인인증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휴대폰이나 신용카드로 1차 본인인증 후 대출자 고유의 CB패턴을 바탕으로 2차 본인인증을 하는데 이때 본인만이 알 수 있는 정보로 별도의 인증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명의도용이나 부정행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특허를 출원한 ‘CB정보 패턴을 활용한 신용본인인증시스템’을 통해 대출자의 부정행위를 1단계로 차단한 후에는 자체 신용평가시스템(FSS)으로 2단계 정밀한 대출심사를 거친다. 최 대표는 SNS나 심리분석과 같은 계량화하지 못하는 정보는 기존 CB정보를 왜곡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가능한 계량화할 수 있는 정보를 기준으로 대출자의 상환능력을 평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국내 CB정보는 전세계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로로 상당히 정확하고 정교한 시스템입니다. 펀디드는 신용도를 평가하는데 SNS나 심리분석 보다는 대출자의 자산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잡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4억원의 집과 월 100만원의 급여를 받는 사람과 1억원의 집과 월 300만원의 급여를 받는 사람이 있다면 펀디드의 기준으로는 4억원의 집을 가진 대출자가 상환능력이 더 높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개인신용대출, P2P가 짊어져야 할 과제

펀디드는 올해 펀디드 만이 발굴할 수 있는 시장을 개척하고 신용, 담보, 사업자 대출상품을 아우르는 종합 대출투자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시장에 현존하는 대출상품 중 1금융권과 2금융권의 금리 차이가 큰 대출상품군에 집중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KB금융지주와 국민카드 포인트 투자상품 및 중금리 리스크 모델을 개발하고 KB손해보험과도 P2P에 적합한 상품을 공동 개발 중이다.

지난해 8월부터는 신용대출뿐만 아닌 부동산담보대출 전문팀을 구성해 부동산 P2P대출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자체 부동산 심사체계를 통해 FM-A(5)부터 FM-E(1) 단계까지 신용평가 등급을 부여하고 대출채권이 연체되면 매입보증을 통해 원금을 보호하고 있다.

만약 90일 이상 연체가 되면 부실채권으로 분류돼 NPL매입사를 통해 매각을 진행하고, 감정가 하락 등으로 매입을 거절당하면 경매 회사에 임의경매를 위탁한 후 배당금을 투자자에게 배분해 원금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최 대표는 부동산 P2P시장의 성장과 함께 부동산 담보대출시장이 대세로 자리잡았지만 P2P대출의 태생은 개인신용대출 임을 강조한다. 기존 금융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젊은 청년들이 의기 투합한 P2P시장이 스스로 초기의 설립목적을 잊지 않길 원하고 있다.

“펀디드는 신용대출로 시작했지만 회사의 규모를 키우고 시장의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는 부동산담보대출 상품 또한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안정화되면 신용대출 비중을 점차 늘릴 생각입니다. 개인신용대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P2P의 과제이며 펀디드 또한 그것을 잊지 않고 지켜나고자 합니다.”

한국P2P금융협회는 1월 기준 회원사의 누적 대출액 규모가 5천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반년 만에 3배가 성장했고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1조원을 넘기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1조원 시장으로 성장한 P2P업계는 5천억 규모의 지금과는 또 다른 방향으로 성장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기존 금융시스템의 혁신을 외치며 탄생한 P2P의 진짜 모습은 그때부터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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