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호실적 및 비용관리로 속속 고배당

“금감원 권고‧자산건전성 제고” 이유 JB만 감소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배당의 계절이 돌아왔다. 지난해 공격적인 영업과 견고한 비용관리를 바탕으로 호성적을 거둔 은행권은 금융감독원의 자제 권고에도 불구하고 고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부 지방은행들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각각 주당 1450원과 12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20.8%, 28% 늘어난 금액이며, 총 배당규모는 신한금융 6876억원, KB금융 4980억원 수준이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 기업은행은 배당액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높은 배당 규모를 예상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지난해 통합 시너지로 1조34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2012년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또한 BIS비율, 고정이하여신비율, 연체율 개선 등을 통해 자산건전성 부문에서도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고배당에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2013년 주당 400원, 2014년 600원, 2015년 600원으로 배당금도 상향 추세를 그리고 있어 올해도 650~750원 수준의 배당이 예상되고 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당기순익 1조2613억원이라는 호실적을 바탕으로 자산건전성을 확보하면서 배당에 자신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과점주주 체재로 전환한 이후 첫 배당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최소한 지난해와 같거나 더 높은 수준의 배당을 실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참고로 우리은행은 2015년 주당 500원의 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기업은행도 정부가 배당성향 확대를 요구하면서 고배당이 예상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배당수익을 책임지던 한국전력의 실적 악화와 함께 기업은행의 배당성향을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올해 은행권의 배당잔치에 일부 지방금융지주들은 소외된 모습이다.

JB금융지주는 올해 주당 50원의 배당만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2015년 주당 배당액이 전년의 절반 수준인 50원으로 떨어진 이후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배당총액도 2015년 78억원, 2016년 77억원으로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2016년 말 기준 당기순이익 2019억원으로 전년대비 33.8% 증가하는 호성적에도 배당을 확대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금융감독원의 고배당 자제 권고와 2017년 JB금융의 내실다지기 전략이 맞물린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광주은행 및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 인수로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하는 등 자산건전성에 일부 위험이 감지되면서 자금 확보에 나섰다는 평이다.

실제 JB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보통주자본비율은 7.94%(잠정)로 금융지주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DGB금융은 이번 배당에서 주당 배당액 300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20원 만이 늘었으며 배당총액도 507억원으로 전년(473억원)대비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2016년 순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하면서 배당확대 여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DGB금융은 지방금융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감소하면서 배당에 신경 쓸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BNK금융지주는 경쟁 지방금융지주에 비해 배당을 대폭 확대했다.

BNK금융의 주당 배당액은 300원으로 전년대비 2배가 늘었으며 배당총액은 같은 기간 366억원이 늘어난 750억원을 나타냈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전체적으로 실적이 상승하면서 대부분의 은행들이 배당을 확대했다”며 “일부 지방 금융지주들은 자산건전성 이슈 등으로 배당을 유지하는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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