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4사 車보험 80% 독식에 위기감 고조
네이버 등 ‘車보험료 비교서비스’ 탑재도 영향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중소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하 카드를 속속 꺼내들고 있다.

삼성화재의 선제적 보험료 인하 등 상위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시장 독식이 심화되는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더케이손해보험은 올 4월 자동차보험료를 한차례 인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 추이를 지켜본 뒤 인하 시기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더케이손보 관계자는 “삼성화재나 악사손해보험 등 경쟁사의 보험료 인하에 따라 자동차보험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5일에는 악사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 담보 중 자기차량 담보와 물적담보의 보험료를 각각 9.1%, 3.5% 인하하고 인적 담보는 4% 인상했다. 평균 인하폭은 1% 수준이다.

다만 전체 고객 중 약 74%가 자차담보에 가입하고 있어 자차담보에 가입한 고객들은 최대 4.6%의 보험료 인하효과를 체감할 것으로 악사손보는 보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다음달부터 사망사고 위자료가 인상되는 내용의 개정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이 시행돼 보험료 인상 요인이 발생함에도 손보사 가운데 유일하게 0.8%의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결정했다.

손보사 모두 평균 0.7%의 보험료 인상을 결정했단 점에서 산술적으로 타사대비 약 1.5%의 인하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손해율 개선에 따른 인하 여력이 있어 보험료를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소 손보사를 중심으로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이어지는 이유는 삼성·동부·현대·KB 등 손해보험 상위 4개사의 시장 독식이 심화되는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올 1월 기준 삼성·동부·현대·KB 등 손해보험 상위 4개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처음으로 80%를 넘겼다. 약 13조원의 자동차보험 시장 대부분을 상위 4개사가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는 오는 7월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 자동차보험 비교서비스가 도입될 경우 상위 4개사와 중소형사의 점유율 격차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털에서 자동차보험을 검색하고 개인정보만 입력하면 각 손보사의 보험료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 가격이나 브랜드에서 상위사를 대적하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중소 손보사의 자동차보험료 인하 행렬은 더 이상 시장점유율을 뺏길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라며 “앞으로 인터넷을 통한 자동차보험 가입이 활성화될 경우 보험료에 대한 민감도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화재는 지난해 12월 31일 자동차보험료를 각각 개인용 2.7%, 업무용 1.6%, 영업용 0.4%씩 인하하며 업계 내 자동차보험료 인하 경쟁에 불을 지폈다.

지난해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2분기 29.8%로 정점을 찍다 3분기 29.7%, 4분기 29.3%로 줄어들었는데 이번 보험료 인하 결정에 따라 올 1월 점유율을 29.5% 수준까지 회복했다.

다만 상위권사의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근시일 내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동부화재도 보험료 인하를 결정했다가 결국 내리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업계의 출혈 경쟁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며 “상위사들은 당장은 인수기준을 완화해 점유율을 늘리거나 보유계약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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