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학교 수업도 열심히 필기했고 학원에서도 밤늦게까지 공부했는데 공부를 못한다면 부모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대부분 단순한 노력 부족이나 게으름, 환경 문제, 공부보다 게임을 하는 시간이 더 많아서 나타난 결과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보통 학습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학습장애란 지능이 평균이거나 평균 이상의 범위에 있으며, 시각 청각의 장애, 또는 정신 지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학업 능력의 저하를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자세히 말하면 지능지수가 80 이상이면서 읽기, 말하기, 듣기, 쓰기, 셈하기 등에서 또래 집단의 평균보다 많이 떨어지면 학습장애로 진단한다.

이는 학습을 담당하는 대뇌 신경계 영역의 연결망 결함이 원인으로 꼽힌다. 연구자들에 의하면 좌반구의 측두정엽 피질과 하측두엽 피질의 활동이 저하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학습장애는 문제가 있는 학습 분야에 따라 읽기 장애, 쓰기 장애, 산수 장애로 구분한다. 읽기 장애는 학습장애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며, 단어들을 부정확하고 느리게 주저하면서 읽는다. 종종 단어를 추측해서 읽기도 하고 발음하는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글을 정확히 읽었지만 내용의 순서 관계나 추론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독해장애도 한 종류이다.

쓰기 장애는 모음이나 자음을 틀리게 첨가하거나 생략하기도 하며, 다른 글자를 쓰기도 한다. 문장 내에서 문법과 맞춤법 오류를 보이거나 자신의 생각을 쓰기로 표현하는 것을 싫어한다. 어휘력이 떨어지고 글을 쓰는 속도가 느리며, 글씨를 알아보기 힘든 경우가 많다.

산수 장애는 숫자나 수학 부호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기본적인 산수 계산에서 자주 틀리게 된다. 한 자리 숫자끼리 덧셈을 할 때 또래들처럼 수학적 사실을 회상하는 대신 손가락으로 계산한다. 숫자가 포함된 표나 그래프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휴한의원 수원점 서만선 원장은 “학습장애의 치료는 관련된 이차적인 문제, 즉 자신감 저하, 따돌림, 좌절감, 등교거부, 시험불안증, 가족 간 갈등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며 “이런 문제가 지속되면 불안증, 우울증, 반항장애, 품행장애로 발전할 수 있으며, 성인이 되어서는 사회 적응에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학습장애 아동의 25%~40%가 ADHD와 동반돼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이차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

그러므로 단순히 공부를 못한다고만 생각해서는 안 되며, 학습장애의 원인과 동반문제를 정확히 파악해 적합한 치료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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