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인수심사·우량가입자 할인 적용
점유율은 제자리 “매출 늘리면 손해율 악화”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메리츠화재와 한화손해보험이 지난해 우량가입자에 대한 혜택을 대폭 늘리며 자동차보험 수익성을 크게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양사 모두 5% 안팎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상위 4개사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점은 고민거리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 5위권사인 메리츠화재와 한화손해보험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합산비율은 106.8%, 106.6%로 전년대비 각각 11.8%, 9.6% 개선됐다.

이는 최근 3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같은 기간 점유율 기준 손해보험 빅4인 삼성화재(2.8%), 현대해상(8.3%), 동부화재(5.8%), KB손해보험(2.5%)보다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합산비율이란 보험사의 보험료 수입에서 나간 보험금과 사업비 등으로 지출한 비중이 100%를 기준으로 높으면 손해, 낮으면 이익을 냈다는 것이다.

이들 보험사의 합산비율이 크게 개선된 이유는 지난해 사고를 내지 않는 우량가입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손해율(거둔 보험료 대비 나간 보험금)을 낮추는데 집중한 결과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초부터 사고를 많이 내는 가입자에게 엄격한 인수 심사(언더라이팅) 기준을 적용하며 매출보다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다.

덕분에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업계 5위 자리를 한화손보에게 내주기도 했지만 지난해 손해율은 전년대비 8.9% 줄어들며 손보사 가운데 가장 높은 개선세를 보였다.

또 무사고 가입자에 대해서는 최대 20%까지 보험료를 깎아주고 있는데 이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만 7세 미만 어린이를 가진 운전자에게 7%의 보험료 할인을 적용하는 등 사고를 내지 않는 가입자에 대한 혜택은 늘렸다.

한화손보는 주행거리가 적을수록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마일리지 특약을 적극 활용해 우량가입자를 끌어 모으는데 집중했다.

최소 2000km에서 최대 18000km까지 주행거리별로 2~40%의 할인율을 적용, 전 구간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했다.

블랙박스 장착 특약의 할인율을 줄이는 추세에도 한화손보는 가장 높은 수준인 7%를 유지했다.

다만 업계는 메리츠화재와 한화손보의 공격적인 수익성 개선 작업에도 더 이상의 매출 증대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메리츠화재와 한화손보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4.5%, 5.1%로 업계 4위인 KB손보(12.4%)의 절반도 미치지 못한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우량가입자의 대부분이 상위 4개사에 몰린 상황에서 급작스레 가입자를 늘리는 것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매출에 신경 쓰다 애써 개선된 손해율이 단번에 악화될 수 있다. 사실상 메리츠화재가 자동차보험에서만큼은 업계 5위 자리를 한화손보에 내준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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