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독점 시장 공략했지만…대형사 ‘유지’ 중소형사 ‘하락’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손보사들이 삼성화재가 독점하던 인터넷 전용 자동차보험에 속속 뛰어들고 있지만 전체 자동차보험 점유율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인터넷 전용 자동차보험 시장을 독점하던 삼성화재의 점유율을 70% 초반까지 끌어내렸지만 대부분 각사 텔레마케팅 고객이 저렴한 인터넷 가입으로 이동하면서 매출만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삼성화재의 인터넷 전용(CM·Cyber Marketing)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72.3%로 지난해 같은 달(89.7%) 대비 17.4%포인트 하락했다.

뒤이어 KB손해보험 9.0%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4.0%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과 동부화재도 6.7%, 5.9%를 기록하며 각각 4.0%포인트, 5.9%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 배우 손예진, 걸그룹 AOA 멤버 설현 등을 활용한 스타 마케팅을 펼치며 공격적으로 인터넷 전용 자동차보험 시장에 뛰어든 결과다.

덕분에 삼성화재의 CM 자동차보험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87.9%에서 2분기 84.3%, 3분기 81.5%를 기록하다 4분기 처음으로 70% 초반(72.6%)까지 내려앉았다.

그러나 CM 자동차보험은 지난 2009년 삼성화재가 처음으로 상품을 출시한 이후 2015년까지 삼성화재의 독무대였다는 점에서 사실상 예상된 결과란 분석이다.

지난 2015년 10월 금융당국이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발표, 보험 상품에 대한 각종 규제가 완화되면서 손보사들의 CM 상품 취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전까진 금융당국의 1사2요율 규제로 보험사마다 2개의 채널에서만 자동차보험 판매가 가능했는데 타사는 설계사와 텔레마케팅 채널에서만 판매가 이뤄져왔다.

반대로 텔레마케팅을 포함한 삼성화재의 온라인 자동차보험 점유율은 지난 1월 31.0%를 기록하며 전년(28.6%)대비 2.4%포인트 오히려 상승했다.

같은 기간 KB손보(1.6%포인트), 현대해상(0.9%포인트), 메리츠화재(0.3%포인트), 동부화재‧한화손보(0.2%포인트) 등은 점유율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악사손해보험(-2.2%포인트), 흥국화재(-1.2%포인트), 롯데손해보험(-1.1%포인트) 등은 오히려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손보사들이 공격적인 CM 자동차보험 공략에도 삼성화재의 가입자를 뺏어 오진 못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결국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는 CM 자동차보험으로 각사 텔레마케팅 고객의 이탈만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인 ‘보험다모아’ 출범으로 각사별 자동차보험료 비교가 가능해지면서 더욱 가속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가격민감도가 높다보니 텔레마케팅 대비 저렴한 보험료의 CM 상품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전체 CM 고객이 늘어난 것일 뿐”이라며 “결국 각사마다 텔레마케팅을 포함한 온라인 자동차보험 점유율은 유지되거나 오히려 낮아졌다. 텔레마케팅 고객이 CM으로 옮겨 타면서 보험료 규모가 작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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