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중 로봇 수익률 가장 높아
“불확실성 속 ‘인간 펀드’보다 성과 우수”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변액보험에서 일명 ‘로봇’ 펀드매니저가 인간의 수익률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인간의 판단이 아닌 인공지능을 적용한 펀드가 더 좋은 성과를 낸 것인데 덕분에 투자자들의 자금도 로봇 펀드로 몰리는 추세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알리안츠생명과 ING생명은 자사 변액유니버셜보험에 자산운용사간 경쟁 방식을 도입한 ‘운용사 경쟁형’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운용사 경쟁형 펀드 내에서 변액보험 가입자들은 자신의 자산을 운용할 위탁운용사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운용사는 수익률로 경쟁해 목표 변동성 10% 내에서 투자자산을 배분, 고객에게 수익을 내 준다.

이러한 방식은 지난 2015년 7월 알리안츠생명이 처음 도입했다. 출시 초기에는 6개 위탁운용사에 의해 운용됐으며 지난해 8월부터는 인공지능을 접목시킨 위탁운용사를 추가하며 펀드는 총 7개로 늘어났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을 적용한 ‘로봇(로보어드바이저) 펀드’와 ‘인간 펀드’ 가운데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린 곳은 어디일까.

설정일 이후 지난달 말까지 7개 운용사 가운데 가장 높은 연초후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인공지능 팀챌린지 자산배분형 펀드(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로 2.92%였다.

뒤이어 △팀챌린지자산배분E형(하나UBS자산운용) 2.74% △팀챌린지자산배분F형(한화자산운용) 2.06% △팀챌린지자산배분B형(삼성자산운용) 1.97% △팀챌린지자산배분D형(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 1.75% △팀챌린지자산배분A형(미래에셋자산운용) 1.49% △팀챌린지자산배분C형(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0.39% 순이다.

7개 펀드 중 유일한 로봇 펀드가 나머지 6개 펀드를 수익률에서 앞지른 것이다. 덕분에 위탁운용사에 투입된 전체 순자산액 605억 가운데 약 100억원(99억7500만원) 가량이 로봇 펀드에 몰리며 타 펀드 대비 가장 많은 순자산액을 보유하기도 했다.

설정일이 다른 펀드 대비 1년 가량 늦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짧은 기간 내 가장 많은 투자자의 선택을 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로봇 펀드의 선전에 대해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재정정책 확대 기대에 따른 기대물가 상승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가파를 것이란 우려에 대부분의 자산배분 펀드가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비슷하게 유지했다”며 “그 결과 최근 채권 가격 하락으로 펀드 수익률 상승이 제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인공지능 팀챌린지 자산배분형펀드의 경우 인공지능 학습결과에 따라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주식과 유가, 구리 등 원자재의 비중을 높게 가져간 점이 펀드 성과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타 자산배분 펀드보다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ING생명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설정일 이후 지난달까지 연초후 수익률을 비교해본 결과 인공지능을 도입한 자산배분R형(키움투자자산운용)이 2.22%의 수익률로 6개 펀드 가운데 가장 높았다.

마찬가지로 전체 순자산액 491억원의 절반 가량(246억원)이 자산배분R형에 몰리는 등 로봇 펀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편 로봇 펀드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스스로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학습하는 ‘머신러닝기법’을 자산배분에 접목시킨 펀드다.

스스로 방대한 분량의 주식, 채권,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군과 관련된 과거의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속의 특성과 패턴을 스스로 찾아내 학습한 뒤 미래를 예측해 최적의 자산배분전략을 산출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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